탕솽닝 회장이 이끄는 중국광다은행이 홍콩증시에서 ‘2전3기’만에 기업공개(IPO)를 실시했으나 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을 얻고 있다.
광다은행은 20일(현지시간) 상장 첫날 주가가 장중 5%까지 급락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증시에 이미 상장돼 있는 광다은행은 시총 기준 중국 11대 은행이다. 광다은행은 IPO로 30억 달러(약 3조180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올들어 홍콩증시 IPO 사상 최대 규모다.
전문가들은 광다은행이 세 차례나 IPO를 시도해 투자매력이 떨어진 가운데 공모가를 너무 높게 잡았다고 지적했다. 공모가는 3.98홍콩달러로 전날 상하이증시 마감가인 2.78위안(3.55홍콩달러)을 훨씬 웃돌았다.
클레이 카터 페레니얼투자파트너 국제 주식 부문 대표는 “IPO 공모가를 너무 높게 잡았을 때 주가가 급락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광다은행은 지난 2011년 8월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홍콩증시에서 상장 폐지됐다. 이후 지난해 5월 두 번째 상장을 시도했으나 미국 재정절벽 우려에 홍콩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포기해야 했다.
이에 광다은행은 최근 홍콩증시 상장 열기가 부는 것을 이용해 이번에 IPO를 단행했다. 이날도 광다 이외 네 곳이 상장했다.
GEO증권의 프랜시스 룬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기업들의 자금조달수요는 매우 크다”며 “홍콩은 많은 자금을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친기업적인 환경을 가진 곳이다. 내년에 홍콩은 세계 1위 IPO시장 지위를 탈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다은행은 이번 IPO를 통해 자기자본비율을 현재의 9.65%에서 1%포인트 높일 계획이다.
룬 CEO는 “광다은행은 자본이 부족했기 때문에 홍콩증시 IPO를 거듭 시도했다”며 “은행은 지난 6월 신용경색 사태 당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광다은행은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광다그룹의 자회사로 탕솽닝은 광다그룹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탕솽닝은 건설은행과 인민은행을 거쳐 지난 2004~2007년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을 역임하고 2007년 광다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는 일벌레이면서도 다양한 서예작품과 시, 수필 등을 남긴 문예가다.
탕솽닝 회장은 지난 2010년 아들인 탕샤오닝이 JP모건체이스에 취직하고 나서 다음해 광다은행의 상장 주간사로 JP모건을 선정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것이 오점이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JP모건의 특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