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치인 예능출연 '면죄부' 아니다- 최두선 문화부 기자

입력 2013-11-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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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주일은 정치계 은퇴 후 이런 말을 남겼다. “여기에는 나보다 더 코미디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 코미디 공부 많이 하고 떠난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여전히 낮다. 실질적 체감 온도는 이미 차갑게 식어버렸다. 정치인들이 돌파구를 찾았다. TV 예능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예능을 통해 단기간에 친근감을 높이고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려 한다. 방송으로 ‘이직’에 성공한 정치인들을 우리는 ‘폴리테이너(politainer)’라고 부른다. SBS ‘최후의 권력’에서 볼 수 있듯이 폴리테이너의 등장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고, 거부감 없이 발생하고 있는 시기다. 정치권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일화, 경험을 바탕으로 재치 있는 입담을 구사하는 진솔한 모습은 이들의 방송인으로서 연착륙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예능 출연을 단순히 웃으며 보기에는 께름칙한 부분이 있다. 18대 국회의원 강용석은 JTBC ‘썰전’에서 김구라와 호흡을 맞추며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강용석의 살신성인 개그는 과거 잦은 소송과 말실수로 추락한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의 시선을 호감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설사 그가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던 정치인이라고 해도 말이다. 여기서 ‘면죄부’ 논란이 제기된다. 정치로 국민의 만족도를 충족시켜야 할 정치인들이 예능으로 이미지 포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인 시절 ‘막말’과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들의 과거는 예능이 가진 특유의 친근함과 희화화로 인해 어느새 국민의 판단을 가린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치부하는 제작 관계자의 태도도 심히 가볍다. 이윤석은 지난 3월 ‘썰전’에서 “강용석이 부럽다. 한 때 물의를 일으켰지만 지금 방송을 하고 있지 않느냐. 연예인이 물의를 일으킨 뒤 정치를 했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역시 정치인이 한 끗발 위”라고 말했다. 웃자고 한 이윤석의 말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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