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몸살 앓는 금융권] 보험사 지급여력 개선?… 리스크 줄이려면 영업 축소할 판

입력 2013-11-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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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RBC 비율 강화 권고… 업계는 한숨만

▲조재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보험회사 재무건전성 2020 정책세미나’에서 “금융당국의 빠른 규제속도, 규제 간 부조화, 계획없는 규제들이 보험사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 당국이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RBC)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영향으로 역마진 우려가 제기되면서 보험사의 RBC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올해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으로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규제 방안을 보완적으로 강화해야 하고 다른 규제와 조율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국내 각 보험사에 대해 RBC비율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RBC비율이 100%에 미달하면 단계적으로 시정조치를 내린다. 100% 미만 시에는 경영개선권고가, 50% 미만시 경영개선요구, 0% 미만시 경영개선명령이 내려진다.

◇ 자본확충으로 RBC비율 상승… 일부는 200% 밑돌아 = 그렇다면 현재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어떨까?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RBC비율은 315.6%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3.1%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금리가 오르면서 보험사들의 평균 RBC 비율은 273.7%로 3월 말(307.8%)보다 34.1%포인트 급락했다.

RBC비율이 급락하자 일부 보험사들은 증자 및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확충에 나서 9월 말 현재 보험사의 RBC비율은 285.5%로 전분기 273.7% 대비 11.8%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다수 보험사의 RBC 비율이 20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감독원이 RBC 비율 산출 시 분모에 들어가는 수치인 ‘위험액 신뢰수준’을 95%에서 99%로 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 RBC 비율은 더 하락할 판이다. 위험액 신뢰수준 기준을 올리면, 분모에 해당하는 리스크 양이 커지는 때문이다.

◇ 실효성 높이고 자율에 맡겨야 = RBC비율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는 보험사의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수단 중 하나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정성평가'를 강화해 통합 관점의 로드맵 제시가 필요하고 보험료는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의 빠른 규제속도, 규제 간 부조화, 계획없는 규제들이 보험사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위원의 연구에 따르면 현행 금융당국의 RBC 강화에 따라 보험사의 요구자본이 최대 39% 증가한다. 책임준비금이 5% 증가할 경우 RBC 비율은 277%에서 181%로 급락한다고 조 연구위원은 경고했다. 생보사 23개 중 11개사가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RBC 비율 150%에 미달하는 사태가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에 조 연구위원은 먼저 부채 적정성 평가를 강화하고, 다음에 RBC를 강화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조 연구위원은 “보험부채 시가평가의 의무적용이 예상되는 2018년까지 부채 적정성 평가를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RBC 규제는 정성평가 후에 정량평가를 시행하는 순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보험사들 “부담스럽다” = RBC 비율 규제를 놓고 보험회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RBC비율이 높아지면 보험사는 늘어나는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해 자본을 확충하거나 영업을 축소해야 한다. 자본 확충이 여의치 않은 보험사들이 영업 축소를 고려하는 이유다. 영업을 축소하면 보험리스크가 줄어들어 분모가 작아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되고 있고 시장 변동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RBC 규제 강화가 부담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자동차보험사는 갑자기 보험금을 대량으로 지급할 일이 많지 않다. 때문에 생명보험사와 같은 RBC 비율 규제를 받는 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사는 장기보험 비중이 낮아 RBC 비율을 너무 높게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특히 자동차보험 위주인 온라인전업사의 경우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할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크지 않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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