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매수’ 외국인 자금 3조 대기…“98년 ‘먹튀’ 때와 다르다”

입력 2013-10-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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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코리아’ 새역사 쓰나… 1998년 최장 매수 기록 경신 눈앞·금액으론 11조6000억 역대 최대

외국인이 증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매수 규모는 일찌감치 역대 최고치를 갈아엎었고 ‘사자’ 기간은 15년 만에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에 신정부 효과에도 꿈쩍 않던 코스피지수 역시 단숨에 2040선까지 올라서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998년 IMF 이후 불어온 ‘바이코리아(Buy Korea)’ 열풍과 흡사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자금에도 머니게임 성격이 뭍어 있지만 15년 전과는 본질 자체가 다르다고 말한다. 장기투자 성향이 강한 미국계 자금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핫머니’처럼 치고 빠질 일은 없다는 얘기다. 많이 사들인 만큼 외국이 매도전환할 우려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큰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자금 성격 15년 전과는 다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16일 현재(오전 9시10분 기준)까지 3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오며 11조6500억원을 사들이고 있다. 매수 규모 기준 사상 최대다. ‘사자’ 기간 역시 1998년 1~3월과 타이기록을 세웠다. 최근 코스피 내 외국인의 보유 지분율도 2007년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35%를 넘어섰다.

외국인 매수 행렬이 길어지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걱정이 많아졌다. 1998년 ‘바이코리아’ 이후 갑자기 매도로 돌아서면서 대규모 자금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자금은 15년 전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우선 최근 외국인 자금이 미국계란 점이 긍정적이다. 이들은 매크로 지표에 반응해 주식을 사들인다. ‘먹튀’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최근 신흥국 가운데 한국 증시만 유일하게 오르고 있는 것 역시 다르다. 1998년에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등 이머징 국가 대부분이 5~30%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을 제외한 신흥국들은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이 이머징 시장 전체를 저가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외화 유동성이 풍부하고 재정건전성이 탄탄한 한국만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외국인의 매수세는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 강화 기대에 따른 중장기적 자금의 성격을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수 강도 둔화될 수 있으나 기조는 유지될 것”

전문가들은 외국인 ‘사자’ 행렬은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확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정부 폐쇄와 옐런 차기 연준 의장 지명으로 양적완화 축소 시행 연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 주식펀드 내 여전히 국내 비중이 낮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가 역사적 평균인 8.2%까지 비중이 확대될 경우 매수 여력은 3조원까지 가능하다”며 “평균 이상인 9.51%까지 비중 확대를 가정한다면 14조5000억원의 추가 매수도 가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간에 많이 사들인 만큼 매수 강도는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직까지는 투자여력이 있어 보이지만 향후 순매수 기세가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형주 가운데 시가총액 비중과 외국인 순매수 비중 차이(스프레드)가 상대적으로 큰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2003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추이가 유지됐던 국면에서 코스피100지수가 상대적으로 강했다”며 “코스피100 가운데 시가총액 비중과 외국인 순매수 스프레드가 상대적으로 큰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삼성전자, LG, 현대제철, 두산중공업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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