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해만 떠 있으면 돌아가는 ‘100% 에너지자립’강릉 생태체험관

입력 2013-10-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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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강릉시 경포대 해수욕장과 맞닿아 있는 경포호수. 해만 떠있으면 전기를 생산, 저장하는 ‘에너지 자립건축물’이 경포대에 등장했다.

경포대 해수욕장 뒤 경포호수 인근에 들어선 건물 두 동. 최첨단 녹색 기술이 적용된 건물은 강릉시가 2011년부터 녹색도시를 개발을 시작해 2012년 착공에 들어간 녹색생태체험관이다. 아직 개장 전인 이곳은 직원도, 이용객도 없다. 그럼에도 이 건물은 언제든 전기와 냉·난방시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건물은 태양광, 지열 등 신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저장하는 설비까지 갖춘 '에너지 자립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이 첨단 시스템은 SK C&C가 설계, 구축했다. 녹색 생태체험관은 ‘통합 컨벤션센터’와 ‘체험 연수동’으로 구성돼 있다. 컨벤션센터에 모든 에너지 발전, 관리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컨벤션센터 외벽에 설치돼 있는 태양괄 PV

컨벤션센터가 전기를 생산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는 태양광이다. SK C&C는 태양광 판넬을 타원형에 가까운 컨벤션 센터의 양 외벽과 옥상을 연결해 설치했다.

태양광으로 생산되는 전력량은 연평균 163MWh다. 탄소 배출량을 연간 72.6톤 절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발전된 전기는 SK C&C가 적용한 ‘태양광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플랫폼’을 통해 관리된다.

이는 신재생 에너지와 배터리 등 전력 저장장치 종류에 관계없이 전력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남은 전기는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ESS)에 배터리 충전방식으로 저장하는 시스템이다.즉 대형 축전지에 가깝다.

ESS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송전해 주는 장비로 체험센터에는 현재 SK C&C가 자체기술로 설계·제작한 100kWh급 대용량 ESS와 3kWh급 소용량 ESS가 각 1대씩 컨벤션센터에 설치돼 있었다.

체험센터에서는 낮 동안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전력 중 사용하고 남은 전력을 ESS에 저장해 놓았다가 일몰 후 체험 연수센터의 야간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각 시설물의 전력 목표사용량에 따른 실내 전자기기 사용조정, 실시간 배터리상태 확인을 통해 과충전과 방전을 막는 등 최상의 전력 저장상태를 유지시켜 준다.

▲지열히트 순환펌프

SK C&C는 지열히트 펌프 시스템을 설치, 지열을 이용한 에너지 발전에도 상당히 공을 들었다.

지열히트펌프시스템은 연중 15도로 유지되는 지열을 펌프로 순환시켜 건물 냉·난방 및 급탕에 활용하는 기술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 발전설비다.

SK C&C 유경수 부장은 “지열을 1년 내내 15도씨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 0도씨에서 온도를 올리는 것보다 에너지 효율을 대폭 높였다” 면서 “연간 약 2억2000만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상황실

건물 2층에는 이 모든 에너지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통합 관제센터가 마련돼 있었다. 복층으로 디자인 된 이곳은 건물 규모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다.

정면에 비치된 대형 LED 모니터 전자상황판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 모니터는 전기와 수도, 가스 등의 실시간 사용량을 보여주고 과금, 수요패턴 분석 등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현재 발전된 신 재생에너지로 줄인 탄소량이 소나무 몇 그루에 해당하는지도 환산해 보여줘 누구든지 쉽게 관리 감독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여기에 적용된 ‘AMR 솔루션’은 에너지 이용 정보를 제공해 우선 순위가 높은 곳에 에너지를 할당 한다.

다음으로 컨벤션센터에서 발전시킨 전력, 지열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체험 연수센터’로 향했다.

지상 4층 규모의 체험 연수센터는 1개의 전시실, 18개의 체험연수실과 3개의 단체 체험연수실로 구성돼 있었다.

객실별로 천정에 달린 공조기부터 전기, 온수, 냉수, 냉·난방 등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 확인을 위해 자동원격검침(AMR, Automatic Meter Reading)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이를 통해 연수센터 내 에너지 사용현황은 물론 기기 오작동, 누수, 누전 등을 중앙 통제실에서 통합 관리하고 에너지 사용패턴 분석 등 데이터 기반의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다. 객실마다 비치된 스마트TV와 IHD(In Home Device)를 통해 당일 생산된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과 에너지 저장장치 운영현황을 비롯, 체크인 이후 객실에서 자신이 실제 소비한 에너지량과 절감한 CO2량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김동은 계장은 “에너지 절약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방문객에게 객실 사용시 절약한 에너지만큼 이용료를 할인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체험센터 방문을 통해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한 가상학습과 미래 녹색주거생활의 체험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숙소는 특이하게도 북쪽에 경치가 좋은 경포호수가 위치해 있음에도 정남향을 택했다. 배란다에 소형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다.

김 계장은 "비록 일반 태양광 판넬보다는 가격은 더 비싸지만 의지만 있으면 집안 곳곳을 발전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설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을 빨리 식히기 위해 환풍에 신경을 썼다거나 멋을 위한 조명은 최소화하는 등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노력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편 2009년 녹색시범도시로 선정된 강릉시는 역사와 문화, 생태환경, 녹색기술을 하나로 연계하는 ‘글로벌 명품 녹색도시 마스터플랜’을 통해 △녹색교통 △자연생태 △에너지 △물·자원순환 △녹색관광 및 생활 분야에서 총 29개의 사업을 선정, 단계별로 추진해오고 있다.

강릉시는 해당 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AU)대비 49%를 감축하는 한편, 도시 인프라 구축 및 신재생 에너지 보급확대를 통해 총 에너지 이용량 BAU대비 35.9%를 감축할 계획이다.

또 산림, 초지, 습지, 인공녹화 등을 통해 생태녹지율을 기존 43.5%에서 60%대로 늘릴 예정이다.

김 계장은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 10위 에너지 소비국이자 16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라며“강릉시를 성공적인 녹색도시모델로 발전시켜 대한민국 녹색성장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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