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에디슨 전기차에서 머스크 테슬라까지- 홍진석 부국장 겸 온라인뉴스부장

입력 2013-09-1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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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테슬라의 질주가 거침없다. 2003년 설립된 테슬라는 2010년, 포드 자동차의 1956년 기업공개 성공 이후 자동차회사로서는 처음으로 미 증시 상장사 반열에 올랐다. 그간 적자행진을 거듭하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올 들어 주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자동차업계의 애플’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 서거 이후 ‘혁신의 고갈’을 테슬라에서 찾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열망도 뜨겁다. 전기자동차는 사실 테슬라 이전에도 수없이 선보였고 현재 상용모델도 십여 종에 이른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도 100년 전인 1913년 전기차에 도전했었다. 에디슨이 시제품으로 만든 전기차 1대가 우리나라 강릉 경포대 인근 에디슨 과학박물관에 전시돼 있지만 아는 사람은 드물다.

강원도 강릉에 소재한 참소리 박물관은 축음기와 관련된 소장품부터 시작했지만 에디슨의 발명품들을 집중적으로 수집하면서 아예 에디슨 전용 과학관을 별도로 열었다. 축음기 등 음향기기 중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에디슨 발명품을 기반으로 한 과학전시관으로 다각화하려는 시도다. 야간근무, 야간유흥시대의 개막도 에디슨의 백열전구의 발명 덕분이다.

에디슨은 전기차에 도전했지만 평지주행만 가능한데다 충전시간 대비 주행거리가 너무 짧고 속도도 만족스럽지 못해 2대만 만들어 본 뒤 접었다. 그중 한 대가 우리나라에 전시돼 있는 셈이다. 그러나 100년이 지난 요즘 전기차사업이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가 상용화된 지 10여년도 넘었지만 요즘처럼 시장의 눈길이 집중되고 미국 태평양 연안 서부지역에서 마니아층이나 사용자들의 열광을 끌어낸 적이 없었다. 앨런 머스크의 테슬라 돌풍이다.

테슬라 모터스는 태양열로 발전된 전력을 쌓아둔 슈퍼스테이션에서 무료 충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즉 종전의 전기차들이 유료로 충전하는 방식과 차별화시켰다. 고가의 테슬라를 구입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친환경보조금에 무료충전까지 가세하면서 유지비용까지 낮춰준 셈이다. 석유원료에 의존한 전기차가 아니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줄일 수 있다는 환경론자들의 찬사도 거든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 들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와 마니아들로부터 자동차업계의 애플이란 찬사를 받고 있다. 애플의 혁신동력이 사라진 그 자리를 테슬라가 채우면서 투자자들의 사자세가 이어져 온 셈이다.

앨런 머스크가 신형 전기차에 테슬라란 이름을 붙인 것도 의도적인 듯싶다. 니콜라 테슬라는 생전에 에디슨과 쌍벽을 이뤘던 경쟁자이면서 산업 및 주거시설에 전력공급 시스템을 저렴하면서도 광대역으로 공급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어쩌면 남아공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한 머스크는 동유럽에서 이주한 이민1세대 테슬라에게 연대감을 느꼈을 법하다.

테슬라는 현대 산업의 인프라를 이룬 발전소 전력 생산망 경쟁에서 에디슨에게 승리한 바 있다. 에디슨은 자신의 직류발전시스템을 고집했지만 테슬라는 교류시스템의 장점을 꾸준히 설파했다. 결국 미국 표준으로 테슬라 방식이 채택되면서 에디슨은 패배했다. 두 천재는 화해의 여지 없지 평생 경쟁자로 남았으나 JP모건과 조지 웨스팅하우스 등 양대 벤처투자자들은 각각 에디슨과 테슬라를 후원하면서 새로운 과학적, 산업적 업적을 내놓을 수 있게 해줬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선도적 기술은 무한상상력을 지닌 천재들의 활동무대 마련이 선결돼야 한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자공학과에 고교 이과계열의 상위권 수재들로 가득찼다. 이들이 사회로 진출했을 당시 닷컴바람이 불었고 수많은 실패와 부침에서도 인터넷산업에서 해외 업계의 주목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금융위기와 IMF위기를 거치면서 대학 서열과 무관하게 의대부터 이과계 학생들이 성적 순으로 채워졌다. 그런데 의료산업 역시 전기전자 등 첨단장비와 운용에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의술이 아니라 의료과학의 기반으로 의료산업화하고 있다. 우리 안에서 에디슨과 테슬라를 기대하기란 시기상조라며 포기하는 것은 너무 이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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