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웰스파고가 공상은행을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은행으로 도약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공상은행은 지난 2007년 7월 씨티그룹을 제치고 세계 1위 은행으로 부상했으나 6년 만에 다시 왕좌 자리를 미국 은행에 내주게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씨티그룹을 포함한 많은 서구권 은행이 붕괴 일보 직전까지 간 틈을 이용해 중국 은행들이 치고 올라갔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둔화가 심화한 가운데 지난 6월 신용경색 사태까지 겹치면서 다시 미국과 중국 은행들의 자리가 뒤바뀌게 됐다고 WSJ는 전했다.
캐피털IQ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지난 2007년 7월 당시 시총이 1155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이날 2363억 달러(약 264조원)로 껑충 뛰었다. 웰스파고는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시총 1위에 올랐다.
공상은행은 같은 기간 시총이 2459억 달러에서 2225억 달러로 줄었다. 공상은행은 2007년 정점 당시 시총이 무려 3740억 달러에 달했다고 캐피털IQ는 밝혔다.
JP모건체이스가 2136억 달러로 3위를 차지했으며 HSBC홀딩스가 2091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 건설은행은 1754억 달러로 5위에 올랐다.
폴 슐테 슐테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은행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빠져나가고 있고 중국은 그 반대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최대 주택대출 은행이기도 한 웰스파고는 주택경기 회복에 따라 지난 분기 순이익이 55억2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9% 늘었다.
한편 중국 은행들은 이른바 자산관리상품(WMP) 부실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고금리를 약속하며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개발업체나 과잉생산 불안이 커진 제조업체들에 ‘묻지마 투자’를 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투자자들이 중국 은행과 거리를 두게 됐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은행들의 예금 1달러당 기업 가치는 8센트로 재정위기에 허덕이는 스페인의 9센트보다 낮으며 미국 은행들의 2009년 수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