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인재의 다양성, 그리고 소통- 정지완 코스닥협회장·㈜솔브레인 대표이사

입력 2013-06-0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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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0여년간의 산업발전 과정 동안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먹고 살기 어려웠던 50년대의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한 삼백산업부터 현재의 IT강국이 되기까지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생존을 위하여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해 왔다. 주요 사업의 변화 혹은 외형적인 확장과 같은 쉽게 눈에 띄는 변화도 있는 반면,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변화들도 존재한다. 특히, 조직 내 ‘인재 다양성’과 관련된 부분는 국내 기업들이 그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이슈 중 하나이다.

기업 내 인적 구성은 과거에 비하여 다양화되고 있다. 여성의 고학력화와 지위 상승으로 인하여 여성 인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의 각종 정책으로 인하여 노동에서 소외되어 있던 장애인의 고용 규모 역시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여성경제활동인구는 2008년에 비해 47만명 늘어난 약 1061만명(2012년 기준)으로 매년 늘고 있으며, 민간기업 장애인 고용률 역시 2003년 1.08%에서 2011년 2.24%로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개방경제를 표방하는 최근 세계경제의 흐름 속에 노동력 역시도 개방되어 2011년 기준 취업자격으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약 60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과거 한국 남성 중심으로 일원화되어 있던 대한민국 기업들의 인력구성이 이제는 여성, 장애인, 외국인 등으로 다원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 내 인력이 다양해진다는 것은 곧 혁신과 창조적 아이디어의 수렴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사회문화적 경험을 가지고 있는 구성원들이 문제 해결을 할 경우, 일원화된 구성원만 존재하는 조직에 비하여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보다 많이 수렴할 수 있고, 이것은 이전 방식보다 더 창의적인 문제해결 방식을 도출해 낼 수 있게 한다. 물론 이전에 비하여 일시적인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겠지만, 급격히 개방되어 가고 있는 세계경제의 흐름 속에서 기존 인력만을 고집하는 것은, 전 세계에 있는 잠재적 시장과 소비자를 포기하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하는 것이라 할 만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는 인력들을 관리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소통’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인력의 구성이 다양한 외국기업의 경우에도 소통을 통하여 서로의 사회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의 경우에는 ‘다양성 대학’을 신설하여 직원들에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문화 관련 이슈를 교육하고 있으며, 씨티그룹은 ‘다양성의 날’을 지정하여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서로의 문화와 지역사회에 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하여 이전의 하향식 네트워크 방식에서 벗어나 모두가 같은 위치에서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수평적 소통 채널이 기업 내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경우에는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다양성의 중요성이나 소통의 중요성을 표면적으로 인식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려는 노력은 부족해 보인다. 이는 외국기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하향적, 경직적인 조직문화가 근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글로벌 기업이다. 글로벌 기업의 성패는 글로벌 인재에 달려 있고, 나아가 글로벌 인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수평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이루어질 때, 구성원들은 나와 다른 ‘남’이 아닌 ‘우리’라는 정서적 공감대를 이룰 수 있으며, 이는 기업을 넘어 대한민국이 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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