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화려한 부활? 불안한 재기? [배국남의 스타 성공학]

입력 2013-05-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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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대성공과 침체 그리고 부활, 롤러코스터 성공 스타!

전지현, 화려한 부활? 불안한 재기? [배국남의 스타 성공학]

-대성공과 침체 그리고 부활한 롤러코스터 성공 스타

“연기만 잘해서 스타가 될 수 없다.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야지.” KBS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에서 연예기획사 대표(조정석)가 연기자 데뷔를 앞둔 이순신(아이유)에게 한 말이다.

이 말에 부합하는 적확한 사례가 있다. 바로 전지현(32)이다. 1997년 잡지 ‘에꼴’ 모델로 연예계에 나선 뒤 1998년 드라마 ‘내 마음을 뺏어봐’ 영화 ‘화이트 발렌타인’ 그리고 1999년 드라마 ‘해피 투게더’로 연기자로서 행보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그녀를 일시에 스타로 만들며 성공가도를 달리게 한 것은 바로 연기자로서가 아니라 CF모델로서다. CF를 통해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테크노댄스, 중간에 아무런 대사도 나오지 않은 채 전지현의 춤은 계속되고 어느 순간 음악과 함께 춤동작도 멈춘다. 가뿐 숨소리와 함께 얼굴위로 흐르는 땀방울(컬러프린터 CF). 붐비는 지하철역에서 워크맨을 통해 테크노 음악이 들려오자 갑자기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미친 듯 춤을 추며 누비고 음악이 멈추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걸어가는 전지현(워크맨 CF). 이 두 개의 광고는 TV를 통해 소개되고 섹시하고 도발적인 모델의 이미지는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갔고 전지현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그리고 그녀는 순식간에 스타가 됐다.

CF로 구축된 이미지를 오롯이 살린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년)의 흥행대박으로 전지현은 톱스타 반열에 오르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물론 CF여왕으로서 입지도 굳건히 다졌다. 대성공이었다. 하지만 연기자로서 평가와 성공은 거기까지였다.

전지현은 “더 이상 CF모델 이미지로 남긴 싫다. 좋은 배우, 자존심 강한 연기자가 되겠다”라는 말을 수차례 했지만 이미지 변신을 꾀한 ‘4인용식탁’ 에서부터 기존의 이미지를 재탕한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데이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블러드’에 이르기까지 흥행 실패뿐만 아니라 안일한 이미지 소비, 연기력 부족 등으로 연기자로서 전지현의 상품성은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물론 기획사의 막강한 마케팅과 이미지의 유효성으로 인해 CF에선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영화에선 연이은 실패에도 CF에선 승승장구하며 CF톱스타 위치를 굳건히 차지해 “전지현의 직업은 배우 아닌 CF모델”이라는 비난까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전지현은 연기 못하는 스타의 등가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스타로서 대성공을 이룬 뒤 연기자로서 참담한 실패를 맛본 것이다. 그런데 계속되는 영화 흥행실패와 전지현의 연기자로서의 연기력 부족, 이미지 확장의 한계 등으로 전지현의 강점인 특유의 이미지마저 경쟁력을 상실하며 CF에서도 후배나 새로운 스타에게 밀려나기 시작했다.

스타로서 성공한 원동력인 이미지만을 믿고 연기자로서 성공을 좌우하는 연기력 발전에 온몸을 던지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초래된 당연한 실패였다. 더욱이 5년여 연기자로서 존재 기반인 영화나 드라마의 작품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전문가나 대중의 전지현에 대한 평가는 매우 낮았다.

결혼으로 전지현의 갖고 있는 기존의 이미지도 변화의 기로에 섰다. 연기자로서 인정을 받고 스타로서 부활하기위해서는 연기력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실력을 갖춰야했다. 그것이 재기에 성공여부를 가늠 하는 가장 결정적인 변수였다.

전지현이 한국 영화로는 5년만인 ‘도둑들’을 통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물론 ‘도둑들’ 에서의 전지현의 부상은 캐릭터의 힘이 컸다. 그녀가 맡은 도둑 에니콜역은 공중곡예 하듯 현란하면서도 역동적인 와이어 액션과 키스를 한 짐파노(김수현)에게 “야 이 새끼야 입술에 힘 좀 빼” 등 임팩트 강한 욕드립 대사들, 그리고 강점인 몸매의 의도적 부각 등이 돋보인 외형적으로 단번에 눈길 끄는 캐릭터였다. 그리고 김혜수부터 김수현에 이르기까지 다른 배우들이 전지현의 캐릭터를 부각시키는데 큰 도움을 줬다. 뿐만 아니라 김윤석 오달수 등 존재감이 큰 배우들의 맹활약, 카메라워크 등 영화적 기술 지원까지 가세해 전지현을 관객 시선의 중앙에 서게 만든 것이다.

분명 ‘도둑들’에서의 전지현 연기력의 스펙트럼은 여전히 CF적 강렬한 단선적 이미지를 단번에 무력화시킬 만큼 넓지 않았지만 이전 작품과 비교해 점차 확장된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올해 개봉된 영화 ‘베를린’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섬세하면서도 진정성이 담긴 연기력의 문양들이 드러났다.

‘도둑들’과 ‘베를린’을 통해 연기자적 진화를 꾀한 전지현은 이미지의 확장도 이뤄졌다. 영화평론가 오동진은 “‘베를린’은 전지현 연기력의 진화을 확인하는 장이었다”고 말한다. 결혼과 함께 더 이상 기존의 이미지만으로 스타성을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전지현은 다양한 노력을 통해 대중 속으로 들어가는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때문에 주춤했던 CF퀸의 입지를 다시 다지고 있다.

그러나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재기의 성공은 아니다. 아직까지 ‘능수능란한 연기력’의 전지현이라는 수식어가 부여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와 조선일보가 4월16일부터 23일까지 2만33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지현은 김혜수 하지원에 이어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 3위에 선정됐지만 가장 연기력이 뛰어난 여배우 조사에선 10위를 차지했다. 인기와 연기력의 간극이 바로 완벽한 연기자로서 성공은 확고하게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전지현의 앞으로 노력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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