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에세이]'세종시 역도팀' 꿈은 이루어진다 - 이배영 2000 아테네올림픽 역도 은메달리스트

입력 2013-04-09 10:56 수정 2013-04-0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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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머릿속이 복잡하다. 운동선수는 은퇴 ‘전과 후’라는 전혀 다른 삶이 존재한다. 은퇴라고 해도 한참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나이인 만큼 정년퇴직과는 전혀 다른 의미가 있다.

얼마전부터 세종시 역도 직장체육팀 창단을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 방송이 있을 때는 역도 해설위원을 맡기도 한다. 그러면서 사회생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가장 많이 알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 나만이 가지고 있는 역도 지식과 노하우를 후배들이나 일반인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욕심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유망주 발굴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역도팀으로는 어린 유망주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 아까운 선수들이 갈 곳이 없어 운동을 포기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가 없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팀 창단을 위해 관공서를 방문하면 예산 문제에 부딪힌다. 역도팀 창단을 위해 적극 나서는 사람도 없다. 사실상 혼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회의도 느낀다. 현역선수로서 활동할 때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고마울 따름이다.

그러나 막상 운동을 그만두니 주변 시선이 차갑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우리나라에서 운동선수는 오로지 하나의 목표를 위해 평생을 바친다. 하지만 운동선수가 아니었던 그들이 그 심정을 알아줄 리가 없다. ‘무식한 체육인’이라는 편견을 갖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래서 운동선수들은 은퇴 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운동선수로 활동하는 동안 기술을 배우는 등 자기개발을 하지 않는 한 은퇴 후는 결코 희망적이지 않다.

그래서인지 요즘 후배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왜 운동을 택했니?”라고 묻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팀 창단을 위해 발 벗고 나섰으니 이미 반은 지나왔다.

지금은 내 인생 두 번째 시험무대다. 역도팀 창단은 올림픽 메달만큼이나 간절한 소망이다. 팀 창단을 핑계로 가족에게 소홀한 점도 면목이 없다. 그래서 외친다. “역도선수 이대영은 잊자” “사업가·지도자 이대영만 있을 뿐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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