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100층] 용산국제업무지구 ‘트리플원’, 620m 세계 두번째 높이 만든다더니…

입력 2013-04-04 11:3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용산사업 전체 흔들… 공중분해 위기

용산개발사업에 포함된 랜드마크 빌딩 ‘트리플원’의 계획은 111층에 높이가 620m에 이른다. 사업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면서 80층으로 변경하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여러 차례 층고가 설계 변경된 트리플원 조감도. 2007년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이 지난달 말 트리플원의 시공권 반납을 결정하면서 사업이 불투명해졌다.
◇트리플원, 어떤 빌딩

용산개발사업은 ‘트리플원’을 포함, 초고층 빌딩 23개를 세워 서울 도심 속의 최첨단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11층짜리 건물로 이목을 끌었다. 높이 620m로 국내 최고이자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828m)에 이은 것이다.

지난해 5월 용산역세권개발㈜은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발표회를 갖고 트리플원을 포함한 23개 초고층빌딩이 디자인을 공개했다.

8개월간 국내외 전문가들이 협업을 통해 완성했다. 초고층빌딩의 설계에는 렌조 피아노, 도미니크 페로 등 거장들이 참여했다.

트리플원은 원추형으로 설계됐다.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타워 상층부는 대각선으로 잘려진 절단면 형태다. 이 절단면은 정남향으로 배치돼 ‘서울의 나침반’이라는 상징성을 띠게 된다. 103~111층의 최상층부에는 서울 전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와 옥상공원·레스토랑 등이 배치되며 건물 내 마련되는 1200석의 콘퍼런스홀은 K팝 등 대규모 공연이 가능한 극장으로 설계됐다.

당초 트리플원은 1조4000억원을 투입해 올 상반기 착공해 2016년 완공 예정이었다.

◇잦은 설계변경, 사업무산 ‘전조?’

트리플원은 여러 차례 설계가 변경됐다.

2007년 삼성물산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상엔 ‘150층, 650m 이상’으로 계획됐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후 국내외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100층, 485m’ 규모로 층수와 층고가 낮춰졌다.

시공사 선정 후 코레일이 완공시점인 2016년 창립 111주년을 맞는 것을 기념해 층수를 111층으로 높여줄 것을 요청해 최종 층수가 111층이 됐고, 이름도 ‘1’이 세 개 겹쳤다는 의미의 트리플원(Triple one)으로 명명됐다.

하지만 용산개발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삼성물산은 지난달 말 트리플원의 시공권 반납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기존 방식대로 사업을 하면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보고 랜드마크 빌딩을 111층에서 80층 정도로 낮추고 상업시설을 줄이는 대신, 중소형 주택 등 주거시설을 좀더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용산개발 어떤 사업이었나

단군 이래 최대 프로젝트라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의 직격탄 맞아 좌초됐다.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3가 51만5483㎡의 부지에 사업비 31조원을 투입해 업무·상업·주거시설 등을 조성하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로 출범했다.

사업 부지에는 코레일 소유 용산 철도정비창과 서부 이촌동 일대가 포함되는 등 규모가 방대해 ‘단군 이래 최대 개발 프로젝트’로 통했다.

코레일은 당초 고속철도 부채 4조5000억원을 해결하기 위해 용산 철도정비창 개발을 계획, 2006년 8월 철도경영 정상화 정부종합대책이 확정됐다.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이 프로젝트에 ‘한강르네상스’를 연계함에 따라 2007년 8월 서울시와 코레일이 서부이촌동을 포함한 통합개발합의안을 발표했다.

2007년 12월에는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개발사업자로 선정돼 111층 랜드마크 타워와 쇼핑몰, 호텔, 백화점, 아파트 등을 짓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가 침체에 빠지자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커져 자금난이 불거졌다.

코레일은 자금을 추가 조달하기 위해 삼성물산을 비롯한 건설사들에 프로젝트파이낸스(PF) 보증을 요구했고 삼성물산은 이에 반발해 2010년 9월 대표주관사 지위를 반납, 사실상 발을 뺐다.

단군 이래 최대규모 개발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용산개발사업은 지난달 12일 자정까지 갚기로 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2억원을 내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놓였다.

현재 최대 주주인 코레일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주도권을 갖고 공영개발로 추진하는 방안을 확정한 상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항상 화가 나 있는 야구 팬들, 행복한 거 맞나요? [요즘, 이거]
  • 지난해 '폭염' 부른 엘니뇨 사라진다…그런데 온난화는 계속된다고? [이슈크래커]
  • 밀양 성폭행 가해자가 일했던 청도 식당, 문 닫은 이유는?
  • '장군의 아들' 박상민,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면허 취소 수치
  • 1000개 훌쩍 넘긴 K-편의점, ‘한국식’으로 홀렸다 [K-유통 아시아 장악]
  •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대북 방송 족쇄 풀려
  • 단독 금융위 ATS 판 깔자 한국거래소 인프라 구축 개시…거래정지 즉각 반영
  • KIA 임기영, 2년 만에 선발 등판…롯데는 '호랑이 사냥꾼' 윌커슨으로 맞불 [프로야구 4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6.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7,484,000
    • +1.28%
    • 이더리움
    • 5,256,000
    • -0.04%
    • 비트코인 캐시
    • 656,000
    • +0.54%
    • 리플
    • 726
    • +0.28%
    • 솔라나
    • 233,600
    • +0.73%
    • 에이다
    • 640
    • +0.79%
    • 이오스
    • 1,114
    • -1.24%
    • 트론
    • 158
    • +0%
    • 스텔라루멘
    • 147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200
    • +0.47%
    • 체인링크
    • 24,430
    • -0.65%
    • 샌드박스
    • 638
    • +0.7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