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와 구성원간에 어떠한 한 사안을 보는 시각의 차이, 특히 그 사안에 부여하는 중요도나 긴급도의 정도가 다른 것은 리더십 현장에서 자주 경험되는 현상입니다. 리더가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행동과 구성원이 스스로 발동시키는 행동력의 크기에는 늘 차이가 있습니다. 효과적 소통을 통해 이 차이를 줄여 나가는게 리더십의 역할인데 아무리 소통을 많이, 잘 한다 해도 각기 다른 두 개의 마음의 그 깊은 심연을 정확히 일치시키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거기다가 리더와 팔로워라는 넘을 수 없는 입장 차이가 완벽한 조율을 불가능하게 합니다.
너무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애정으로 실천하고 계신 임원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들과 소통하는 것을 업무의 최우선으로 두고 일일이 정보 공유하고 한명 한명 이해시키는데 들이는 시간을 아까와하지 않았습니다. 소통에 들어가는 시간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임원에게 그들을 사랑해야 하는 논리는 간단했습니다. 그들과 자신이 이 세상에서 만났기에… 그와 내가 만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랑해줘야 한다라는 말로 일축했습니다. 그런데 360도 서베이 결과는 너무도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들이 느끼는 소통 지수가 그리 높지 않게 나오자, 그 임원은 속상함을 넘어 자신의 진정성이 배반당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혼란스러웠습니다. 일방적 짝사랑이었나? 하는 의문과 함께, 이 사랑을 거둬들여야 하나 하는 서글픔이 밀려왔습니다. 무엇보다도 리더와 팔로워간의 넘을 수 없는 간극에 좌절했습니다.
이 간극은 상호간에 익히 알고 있는 간극이지만, 그게 업무 현장에서 실제 체험되는 순간은 달콤한 잠에서 깨어나는 듯한, 불쾌한 현실감이 밀려옵니다. 그럼에도 리더들은 사전에 시간을 들여 소통해야 한다는 것에 매우 번거로워 합니다. 척하면 알아 들었으면….하는게 모든 리더들의 로망입니다. 사전 상호 기대치 조율이라는 것은 실제 이루어져야 하는 폭이나 깊이만큼 행해지기가 매우 힘듭니다. 설사 충분히 한다 하더라도 리더와 팔로워간에는 완벽히 조율된 절대적 일치 상태란 없고 지속될 수는 더욱 없습니다. 단지 하루 하루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간극이 일어난 사실 자체에 좌절스러워 하기 보다는, 이 상황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 리더로서 무엇을 배울까?로 속히 이동하는 것이 길입니다. 리더십 실패는 안 일어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사건에서 최대한 많이 배우는 것이 관건입니다.
※ 필자 소개=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는 서울대학교 및 동대학원 불어교육학과 졸업하고 헬싱키 경제경영대학 (HSE) MBA를 취득했다. 한국일보, Korea Times에서 기자 생활을 했으며 국제코치연맹 (ICF) 인증 코치로서 대기업, 다국적 기업 경영자 및 임원 전문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