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경의 세계로] 산후조리원 ‘고유키 효과’

입력 2013-01-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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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일본 유명 여배우 고유키의 한국 원정 출산 소식이 양국에서 화제가 됐다.

일본 여배우가 우리나라로 원정 출산을 온 것도 이례적이지만 그 이유가 산후조리원 때문이었다는 점에 눈길이 간다. 이는 산후조리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는 외국에서 한국의 산후조리 문화의 가치가 부각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의 산후조리원은 핵가족화의 산물. 친정 어머니나 시어머니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임산부들을 겨냥해 1990년대 후반부터 생겨난 것이 문화로까지 발전했다.

현재 산후조리원은 한국에 약 500곳, 서울에만 270곳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산모들은 산후조리원에서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1개월 가량 머문다. 머무는 동안 이들은 24시간 체제로 신생아 돌보미 서비스와 모유를 고려한 양질의 식사 서비스, 산후 회복을 위한 편의를 제공받는다.

고유키 역시 이 같은 서비스에 반해 한국을 찾았다. ‘고유키 효과’로 일본인들의 한국 원정 출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일본인의 경우 한국 원정 출산을 하면 비용면에서도 유리하다. 일본에서 출산할 경우 분만은 보험적용에서 제외되지만 제왕절개할 경우 보험혜택을 받는다. 통상 분만에는 평균 42만엔(약 490만원)의 비용이 든다. 제왕절개는 이보다 저렴하지만 수술 내용에 따라선 50만엔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다만 자녀를 출산하면 출산일시금 42만엔이 나오기 때문에 총비용은 크게 준다.

반면 일본인이 한국에서 출산하면 분만과 제왕절개 모두 전액 자기부담이다. 그럼에도 총비용은 일본보다 훨씬 저렴하다. 분만 비용은 평균 170만원, 제왕절개여도 평균 230만원선으로 조사됐다. 일본 정부는 외국에서 자녀를 출산해도 출산일시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항공료를 포함해도 한국에서 낳는 것이 유리하다. 이는 우리나라의 산후조리원 문화가 새로운 한류 문화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함을 의미한다.

다만 산후조리원 문화를 한류로 성장시키기 위해선 위생과 비용에서 풀어야할 숙제가 적지 않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는 모체로부터 면역력을 물려받지만 장기간 집단 생활을 하면 감염 위험이 크다. 지난 2006년 강서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11명이 장염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한 것도 위생을 소홀히 한 결과였다.

언어의 벽도 무시할 수 없다. 대형 산후조리원에는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상주하지만 대부분의 산후조리원에서는 어림없는 일이다.

비용 부담도 간과할 수 없다. 고유키가 지낸 강남 라마드레 산후조리원은 한국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고급 시설이다. 일본 여성지 ‘여성세븐’에 따르면 이곳의 2주간 이용료는 605만원, 특실은 1200만원이다. 이는 일반 시설의 평균 172만원과 211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시설별로 천차만별인 산후조리원의 이용료를 체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들 과제를 해결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고유키 효과’를 새로운 한류로 일구는 것도 시도해 봄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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