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현재와 미래]수익도 복지도 열정도, 대기업 부럽잖네

입력 2013-01-0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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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성공사례 들어보니

▲사회적 기업 ‘함께 일하는 세상’의 연 매출 60억원의 비결은 단순 청소개념이 아닌 사람과 환경과의 조화를 강조해 고객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고용노동부)
지난여름, 경기도 안양시에선 작지만 특별한 체험행사가 열렸다. 방과 후 돌봄학습지원시설인 달팽이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이 자전거 여행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초등학생이 주축이 된 50여명은 경기도 안양시청을 출발해 강화도, 난지도를 돌아 다시 안양으로 오는 180Km 구간을 2박3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하지만 ‘끈기’만을 강조하는 여느 자전거 여행과는 동기부터 달랐다.

때로 지치기도 하고 힘에 겨워 투정도 부렸을 아이들은 여행에서 얻은 감격과 기억을 기록으로 남겼다.

기록은 삐뚤빼뚤 일정하지 않은 글씨체와 지렁이 기어가는 듯한 글부터 3행시, 5행시, 산문에서 그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이 쓰였다. 학부모는 아이들의 힘든 여행과정을 영상으로 접하고 글로써 용기를 북돋워줬다.

◇이야기너머 등 사회적 기업 인증 준비 활발

‘이야기너머’(정흥모 대표·안양6동)는 이런 뿌듯하고 뭉클거리는 기록을 ‘달팽이 달리다’라는 책으로 엮었다. 정 대표는 아이들이 쓴 글은 전혀 고치지 않았다. 어른들이 쓴 글도 오탈자와 비문만 바로잡았다.

이야기너머는 인간을 회복하는 일, 자존감을 되찾는 일, 자기 역사를 기록하면서 자신이 지니고 있는 가치들을 찾아내서 오롯이 보존하고 남기는 일 등을 하며 사람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록전문 회사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이나 공공기관, 시민사회단체 등의 발자취를 구술과 증언, 발굴과 채집을 통해 입체적으로 담아내기도 한다.

또한 이야기너머가 비영리로 운영하는 이야기도서관에서는 구술 및 생애사(자서전, 회고록, 가족사) 쓰기 등의 교육 및 강좌를 열고 있다.

정 대표는 “보통 사람들이 기록한 내용물들의 가치는 당대에는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보면 그들이 남긴 것들이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죠. 5·18민주화운동 당시 한 학생이 남긴 생생한 기록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처럼 말이죠” 라며 기록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야기너머는 2010년 6월 법인설립 후 사회적 기업 인증을 준비 중이다.

◇성공한 사회적 기업들

원주 의료소비자 생활협동조합은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를 추구하며,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통해 전체 사회의 건강성 회복에 앞장서고 있다.

조합의 실천내용은 의료 및 건강증진사업, 아동센터 운영, 교육문화 사업 등으로 40여명의 일자리 창출과 9억원의 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세부적인 조합 활동은 밝음의원·밝음한의원 등의 의료기관 운영을 비롯해 △재가케어사업 △재가장기요양기관 ‘길동무’를 통한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제공 △교육·문화워커즈 △밝음요양보호사 교육기관 운영 △밝음지역아동센터 운영 △We Start 마을 만들기 사업 △지역사회 의료·복지네트워크 구축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사업 등이다.

보청기 전문 업체인 딜라이트(김정현 대표)는 2010년 설립된 이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김 대표는 회사를 저소득층 난청인을 위한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 키웠다.

딜라이트는 보청기를 일반 기업보다 50% 정도 저렴하게 공급하면서도 보청기 기술력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독일에서만 부품을 공급받는다. 이런 구조가 가능한 것은 선주문 후제작 방식으로 수요를 한데 모아 공동구매 방식으로 제작하고 공급하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판매를 통해 유통비용의 거품도 뺐다. 딜라이트는 우수한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6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사회적 기업 최초로 기업부설연구소 설립을 인가 받았다.

지난해 42억여원의 매출을 올린 딜라이트는 전년 대비 196% 성장, 10%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특히 수도권과 광역시 등 주요지역을 대상으로 직영점을 확장해 현재 12개 직영점 기반의 영업조직 및 시스템을 구축했다.

수원의 ‘함께 일하는 세상’은 2003년 자활근로자 직원 3명으로 시작해 10년 만에 5개 계열사에 직원 230여명으로 성장한 대표적 사회적 기업이다.

청소 부문부터 시작, 공공서비스 부문까지 사업을 늘려 공공 시설물 관리, 빌딩 외벽 청소, 가정집 청소 서비스 등의 사업에 진출해 연 6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청소가 단순히 쓸고 닦는 것이었다면, 현대의 클리닝은 진화된 개념으로서 사람과 환경과의 조화, 즉 사람과 시설이 조화를 이루며 이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청소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환경 개선 및 건물과 자산보존에 역점을 두는 것이야말로 함께 일하는 세상이 추구하는 가치이다. 이를 위해 클리닝 기술의 과학화와 친환경화, 체계적인 관리운영시스템 구축 등을 목표로 정진하고 있다.

◇국내 사회적 기업 723개

사회적 기업의 성공사례가 속속 전해지면서 각 지역에서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정부의 올해 사회적 기업 3000개 육성 발표와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의 발효로 5인 이상으로 구성된 협동조합도 사회적 기업을 창업할 수 있게 돼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사회적 기업은 서울 164개 등 전국에 723개가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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