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걸어서 가는 과거여행 ‘서울 성곽길’

입력 2012-11-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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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근대화의 흔적 오롯이… 최근 복원 트레킹 코스 인기

▲북악산 성곽길은 축성의 변화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코스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도 제주 올레길 못지않은 트레킹 코스가 있다. 자연, 그리고 서울의 600년 역사를 동반 삼아 걸을 수 있는 ‘서울 성곽길’이 그곳이다.

서울 성곽길은 ‘역사 순례’라 해도 좋을 정도로 600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서민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다. 600년 서울의 삶을 품어온 성곽길에는 낙산공원, 와룡공원, 삼청공원, 남산공원 등 10곳이 넘는 녹지공원과 국보 1호 숭례문, 보물 1호 흥인문을 포함해 170개에 달하는 문화재가 성곽을 따라 산재돼 있다.

▲낙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야경.
한양 성곽의 역사는 태조 4년(1395년) 도성 축조의 명을 받은 정도전이 서울의 내사산(內四山)인 동쪽의 낙산, 서쪽의 인왕, 남쪽의 목멱(남산), 북쪽의 백악(북악산)을 실측하고, 이 네 산을 연결하는 성터를 정하면서 시작됐다. 이 방대하고 시급한 사업을 농한기에 완성하기 위해 이듬해 정월부터 11만8000명이 동원돼 시작된 공사는 1396년 숭례문을 시작으로 다음해 4월에는 홍인문의 옹성이 완공되며 끝났다. 그후 27년이 지난 세종 4년에는 전국에서 약 32만명의 인부와 2200명의 기술자들이 동원돼 흙으로 쌓은 성곽 일부를 모두 돌로 바꿨다.

▲성균관대학교 후문 와룡공원에서부터 시작한 북악산 성곽길은 가파르지도 않고 새소리가 끊이지 않는, 하이킹하기에 딱 알맞은 산책길이다.
당시 한양의 인구가 약 1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의 공사였다. 그러나 한양 성곽은 일제 때인 1915년 근대화에 방해가 된다는 명분으로 크게 훼손됐다. 그 뒤 서울시가 1975년 복원계획을 수립해 2.570km를 복원했으며, 현재 5개 구간 11.56km의 구간이 복원 중에 있다.

▲한성대역에서 올라 처음 만나는 낙산공원 성곽탐방로 입구.
성곽이 끊어진 탓에 과거처럼 하루 일정으로 성곽길을 다 돌아보는 것은 어렵다. 성곽길은 동서남북 네 개의 산 주변을 따라 크게 4개 코스로 나뉘어 있다. 코스마다 진출입로까지의 접근이 쉬워 위치와 상황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작심하고 종주할 목적이 아니라면 1,2개 코스를 연계해 걷는 게 건강과 함께 마음도 풍요로워지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성곽길 탐방과 함께 보너스로 즐길 수 있는 광화문 야경.
서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 속의 사람들까지 서울 성곽길을 걷다 보면 많은 생각과 감정이 오간다. 그 옛날 이 성곽을 쌓기까지 얼마나 많은 백성들의 노고가 있었을지, 상상만으로도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요 며칠 초겨울 한파가 계속된다고 한다. 날이 좀 풀리면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마치 소풍을 가듯 시간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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