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바이든·‘샛별’라이언, TV토론회서 팽팽한 맞대결

입력 2012-10-1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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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감세·오바마케어·낙태 놓고 말싸움

▲미국 부통령 후보 TV토론회가 11일(현지시간) 열린 가운데 40년 정치 경력의 조 바이든(왼쪽) 부통령과 떠오르는 샛별 폴 라이언 공화당 후보는 최대 현안인 경제는 물론 감세·건강보험·재정적자·외교 정책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AFP연합뉴스

미국 부통령 후보 TV토론회가 11일(현지시간) 열린 가운데 40년 정치 경력의 조 바이든 부통령과 떠오르는 샛별 폴 라이언 공화당 후보의 반대 당 대통령 후보 공격이 이어졌다.

미국 대선전에서 부통령 후보는 전통적으로 자기 정견을 자랑하거나 상대방 부통령 후보를 직접 공격하기보다 반대 당의 대통령 후보를 비판하는 ‘전투견’이나 ‘저격수’ 역할을 한다.

바이든 부통령은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라이언 후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두 후보는 최대 현안인 경제는 물론 감세·건강보험·재정적자·외교 정책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번 토론 진행자인 마사 라다츠 ABC방송 기자는 9·11 11주년을 맞이해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무장세력의 습격으로 크리스 스티븐스 미국 대사 등이 숨진 사건을 첫 주제로 도마위에 올렸다.

바이든은 사건을 저지른 테러 집단을 응징하고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종식하려 하고 있지만 롬니는 그게 다 실수이며 군대를 남겨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롬니는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화당이 외교 공관 경비 비용을 삭감했다는 점을 비판하고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을 상기시키면서 롬니의 경험 부족을 꼬집었다.

라이언은 “오바마 정부는 알 카에다 조직이 활동하는 벵가지에 해병대를 파견해야 했다”면서 “이번 사건이 테러리스트 공격이란 걸 알아내는데 유튜브보다 2주일이나 더 걸리는 등 TV 화면에 비치는 외교 정책이 한마디로 엉망”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라크·아프간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점에는 오바마와 같은 입장”이라면서 “문제는 해외에서 미국이 힘을 잃고 미국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라이언은 이란 핵 문제에 대해서 “오바마 취임 당시 이란은 1개의 핵을 만들 능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5개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면서 “오바마는 평화적 해결을 얘기하면서도 그럴 해법이나 능력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은 “이란은 아직 핵개발 능력이 모자라고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제재를 하고 있다”면서 “공화당 정권이라면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라이언의 발언은 허튼소리”라고 주장했다.

라이언은 바이든이 “롬니가 이란에 대한 조치를 자꾸 더 하라고 하는데 전쟁을 원하느냐”고 몰아부치자 “우리는 전쟁을 막기를 원한다”고 응답했다.

양 후보는 시리아 문제에서도 상대방에 공격을 퍼부었다.

바이든 후보는 롬니가 시리아에 군대를 보내 중동에서 지상전을 치르려 한다고 주장했으나 라이언은 오바마가 미국의 외교 정책을 유엔에 ‘아웃소싱’했다고 반박했다.

▲조 바이든(오른쪽) 부통령과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11일(현지시간) 밤 TV토론회를 가졌다. 켄터키/AP연합뉴스

일자리 등 경제 문제에서 논쟁은 더욱 치열했다.

바이든은 롬니의 세금도 내지 않고 정부에 의존해 살아가는 ‘47% 발언’을 카드로 꺼내들었다.

이는 오바마가 1차 대통령 TV토론에서 꺼내지 못한 주제다.

바이든은 “(롬니의) 국민을 대하는 태도는 좌절감을 준다”면서 “그는 내 어머니나 아버지, 또 우리가 자란 곳을 얘기했고 이 말에 일말의 책임을 져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라이언은 이에 대해 “롬니는 좋은 사람으로 국민 모두를 걱정한다”면서 “롬니는 소득의 30%를 자선기금으로 기부한다”고 롬니를 옹호했다.

바이든은 실업률이 언제 6% 아래로 떨어지겠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시기를 제시하지 않고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바마 취임 당시 미국 경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의 금융위기로 인해 추락한 상황”이라며 “오바마 재임 4년간 520만개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덧붙였다.

라이언 후보는 미국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성장률이 1.3%에 불과하고 2300만명이 실업자이며 15%가 빈곤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장률을 4%로 끌어올리고 1200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롬니의 공약을 거듭 강조했다.

오바마 경제 정책에 대해 양 후보는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바이든은 재정 적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세금을 깎아주는 롬니의 5조 달러 감세 정책은 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산층을 살려야 하는데도 롬니와 공화당이 상위 12만가구의 세금을 5000억 달러 추가 삭감하려 하는 등 부유층을 위한 세금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라이언은 “존 F.케네디는 세율을 낮추고 성장률도 높였다”며 “세율을 20%까지 낮추려는 롬니의 감세 정책이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감세를 하더라도 세금이 새는 구멍을 막으면 세수를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 제도에서도 첨예하게 맞섰다.

라이언은 자신의 어머니 등 가족을 예로 들면서 메디케어(노인 의료보장) 등 사회안전 장치가 파산 직전인데다 오바마의 건강보험 개혁법 ‘오바마케어’를 시행하려면 7160억 달러를 메디케어에서 전용해야 한다며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은 “오바마케어는 보험회사 등에 지나치게 지급되는 돈을 줄이려는 것이고 가계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은 없다”면서 “롬니와 라이언의 아이디어는 낡고 나쁜 것”이라고 반박했다.

라이언이 제안한 미래 은퇴자에게 보조금을 주고 건강보험을 사게 하는 바우처 프로그램에 대해서 미국의 노년층을 위한 전통적 메디케어 프로그램을 위협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낙태와 관련해서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목소리를 냈다.

라이언은 “낙태 반대는 종교(가톨릭)적인 이유 때문은 아니고 대의명분과 과학에 관한 것”이라면서 “롬니와 자신이 집권하면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이거나 산모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낙태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명은 임신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바이든도 생명은 임신에서 비롯된다는 종교(가톨릭)적 입장을 지지한다고 전제했으나 여성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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