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위기 극복’안간힘]"집만 지어선 먹고살기 힘들어"… 신수종 사업에 올인

입력 2012-08-1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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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시공 위주서 벗어나 개발ㆍ금융 등 영역 확대

“한 우물만 파라”라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는 이런 속담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다 유럽발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건설사 줄도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전 돈 되는 주택 사업에만 전념하던 분위기는 온데 간데 없고 신수종 사업을 찾아 건설사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존 단순한 시공이 아닌 운영 유지 관리분야를 넘어 선투자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가 하면 인수-합병(M&A)시장에서도 새 먹거리 찾기에 여념이 없다. 우물을 파도 물이 나오지 않자 새 물길을 찾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가 기존 단순 시공이 아닌 유지ㆍ관리 영역을 넘어 수주를 위한 선투자까지 나서며 불황 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은 삼성물산의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민자복합화력발전소 사업 계약식 전경. 사진=삼성물산 제공
◇기획 개발 금융 등 건설 컨버전스 적극 나서 =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새 먹거리 찾기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기준 주택이나 단순 토목 공사 수주로는 불황을 이겨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단순 시공이 아닌 개발 금융 기획 운영 유지 보수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삼성물산이다.

시공 위주에서 벗어나 개발, EPC(설계·구매·시공), 관리운영(O&M)까지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벨류체인 확대’ 전략이다. 이같은 전략은 민자 발전(IPP), 민관협력(PPP) 등의 사업에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삼성물산은 21억 달러 규모 쿠라야IPP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특히 단순 EPC 수행이 아닌 선 지분투자를 통해 운영에도 참여한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50억 달러 규모의 영국 돈밸리 프로젝트와 관련해 특수목적법인(SPC) 지분을 15% 인수하기로 했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또다른 건설 컨버전스의 하나인 PPP사업에도 적극적이다. 터키에서 12억~14억 달러 규모의 헬스케어 사업을 비롯해 총 52억 달러 규모의 미국 타판지 교량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외 수주 규모를 늘리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밸류체인 확대는 정연주 부회장이 직접 드라이브를 걸 정도로 공을 들이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타 산업과 연계한 수주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쟁 기업과 똑같은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협력과 제휴를 통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올 신년사에서“올해를 건설산업 융합의 선도자로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성장하는 원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견 건설사들도 신사업 발굴 작업이 한창이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기술연구소를 새로 개편한 R&BD센터가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이 연구센터는 단순 연구에서 번서나 초기부터 사업화를 목표에 두고 연구개발에 나선다는 점에서 타 기술연구소와 구별된다. 연구개발 센터를 의미하는 R&D에 B(비즈니스)를 끼워넣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벌써부터 성과도 내고 있다. 실제 고단열 BIPV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를 개발해 실용화했고, 현재 시공중인 북한산 하늘채에도 적용중인 지열 냉난방 시스템도 적용했다. 중견 건설업체인 한양은 한국전력거래소가 제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추진하는 1000MW급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에 참여하기로 하고, 25일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 프로젝트는 2018년까지 여수 국가산업단지 인근 단지포에 화력발전소와 관련 설비를 건설하는 것으로 투자비만 2조 원에 달한다.

◇M&A도 신수종 사업 위주로 = 신수종 사업에 진출을 위한 M&A도 부쩍 늘었다. 역시 국내 부동산 등 국내 건설경기가 장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보여지는 새로운 트랜드다. 자신들의 영역이 아닌 유지보수나 기획은 물론 물산업 등 사업 다각화에 역량을 모으려다보니 기술력이나 노하우를 갖춘 기업을 필요해서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한라건설이다. 한라그룹 컨소시엄을 통해 한전의 자회사로 알려준 한전산업개발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전산업개발은 전기 검침사업과 발전설비 운영·보수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755억 원, 166억 원이다. 한라건설이 주간사인 한라그룹 컨소시엄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최근 실사를 마치고 이달 최종 계약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건설은 향후 한전산업개발의 유지 관리 사업은 물론 모회사인 한전과의 유대관계를 통해 추가 발전소 수주까지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산업개발은 제조업을 강화했다. 이 건설사는 계열사인 현대EP를 통해 울산에 있는 동부하이텍의 유화공장 설비 및 터를 850억 원에 인수했다. 현대EP는 2000년 현대산업개발의 유화사업부가 분리돼 설립된 계열사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주로 생산한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현대EP가 연간 16만톤 규모의 폴리스티렌(PS) 등 플라스틱 소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빅5 건설사인 GS건설은 물산업에 뛰어들었다. 최근 세계 10위권 물처리 기업인 스페인의‘이니마(Inima OHL)’ 인수하면서 부터다. 이니마는 담수시설뿐 아니라 슬러지(침전물) 건조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니마는 하루 20만톤 이상의 바닷물을 담수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유럽 최대 규모인 하루 384톤의 슬러지 건조 플랜트 시공·운영기술도 갖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이 더욱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해 에콰도르 플랜트 시공업체인 산토스 씨엠아이(SANTOS CMI) S.A와 인수·합병(M&A)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8년 대우엔지니어링을 인수했지만 해외시장을 본격 공략하기에는 엔지니어링 부문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엔지니어링 분야의 지속적인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대우건설 역시 동유럽 석유화학 플랜트와 원전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의 유력 엔지니어링 업체에 대한 인수나 제휴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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