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부자들]‘갖은 시행착오 끝에 일궈낸 성공 스토리’

입력 2012-06-16 15:51 수정 2012-06-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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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회양목과 철쭉을 했었더라면 지금보다는 나았을 것입니다.”

해병대 장교 출신인 신용남 씨(60)는 전북 부안에서 나무농사를 하면서 겪은 여러 시행착오를 자상할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을 해줬다. 해병대 퇴역 이후 전문건설업체 사장을 하면서 틈틈이 전북 부안에 내려가 나무농사를 했다. 그는 올해 4월에는 건설업체를 접고 나무농사에만 전념을 하고 있다.

그가 나무농사를 본격화한 것은 지난 2007년. 6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가 재배하고 있는 나무는 소나무 4000그루를 비롯해 키 1m50cm x 폭 1m80cm 짜리 품질좋은 반송 150 그루, 배롱나무 350주, 회양목과 철쭉 50만주 등이다. 소나무의 경우 일반 공사목보다는 수형이 아름다운 조경관상용이 대부분이다.

무작정 소나무가 좋아 소나무에만 몰두했다. 거친 환경 속에서도 우아한 자태를 하고 있는 소나무의 매력에 흠뻑 빠진 상태였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면서도 달리보면 붉은 빛을 내는 소나무 껍질에 유연한 곡선의 소나무 자태가 너무도 아름다웠다.

본격적으로 나무농사를 한 기간이 길지 않음에도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한 것은 그의 선친 영향이 컸다. 선친께서 9000평 정도의 임야에서 나무농사를 하셨기에 남들보다 나무에 대해 먼저 알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나무 농사를 할 경우에는 단기-중기-장기 전략을 세우고 임해야 합니다. 소나무가 너무 좋아 소나무만 심었던 것이 수익적인 측면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지요. 자금회전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회양목과 철쭉 등 수급이 원할한 품목도 포함시켜야 합니다.” 나무농사를 준비하는 이에게는 금과옥조와 같은 말이다. 그는 위에서 언급한 나무 외에 나무말채, 쥐똥나무, 참빛살나무 등 중간목도 가꾸도 있다. 수익 다변화를 위해서다.

소나무 농사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충해도 적지않고 같은 나이의 묘목이라고 자라는 속도가 천차만별이다. 1년에 10cm 밖에 자라지 않는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것은 50~70cm 훌쩍 자라는 것도 있다. 개성이 강한 나무라는 점에서 일률적인 관리가 쉽지 않다. 또 소나무는 15점 이상이 되어야 상업성이 있다.

그는 나무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토양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흙이 왜 중요하냐면요? 진흙이 너무 많으면 배수가 잘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모래만 있을 경우는 더욱 좋지 않구요. 나중에 분뜨기를 할 때 나무뿌리가 흙을 움켜주고 있을 정도로 진흙과 투수성이 좋은 흙이 잘 섞여 있어야 합니다.”

토양의 중요성에 대한 그의 설명은 계속됐다. “팁을 하나 알려드릴까요. 밭이나 임야를 매입할 때 그 지역에 오래 거주한 분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물이 잘 빠지는 땅인지, 땅힘이 좋은지 등을 말이죠.”

거름도 소거름이 좋다고 한다. 돼지 분뇨와 닭 분뇨 등은 사료가 많이 들어가 있어 완전발효가 되지 않는다는 것. 그는 그러면서 소를 키우면서 나무농사를 하면 일거양득이라고 조언을 했다.

그가 또 강조한 것은 농사에서는 무엇보다 ‘때’를 넘기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면 안되듯이 나무농사에서도 이같은 철칙은 통했다.

“내일 비가 온다고 해도 오늘 뿌려야 할 씨앗은 오늘 파종을 해야 합니다. 농약도 아무 때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사실을 몰라 하루종일 농약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욕심을 낸다고 했는데, 결국은 무위였습니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사이에 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 그의 말을 요약하면 새벽시간에 농약작업을 하게 되면 효과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슬이 맺혀 있는 상태인데다 대분의 해충들이 몸은 숨기고 있는 상태여서 농약 약효가 없다고 말했다.

‘나무야 빨리 커라. 풀들아 제발 자라지 말아라’ 나무 농사하는 사람들의 염원이다.

나무농사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잡초와의 전쟁이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달랐다. “풀을 모두 없애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풀이 너무 없어도 좋지 않은 것이지요. 풀의 미세한 뿌리가 흙을 잡고 있는데 풀이 하나도 없고 나무만 있게 되면 큰비가 올 경우 흙이 쉽게 유실됩니다. 나무와 풀은 서로 경쟁을 하면서도 공생을 합니다.”

가지치기 또한 초보자가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수형만을 생각해서 너무 많은 가지를 치게 되면 나무 성장이 저해되고 잘 자라지 못한다. “처음에 소나무 3년생과 5년생을 구입해 심었는데요. 5년생 나무의 가지를 너무 많이 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나중엔 가지를 많이 치지 않은 3년생이 더 왕성하게 자라더군요.”

“제 말씀은 결론적으로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내하는 자만이 과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마음이 부자입니다. 건설업체를 운영할 당시에는 매일매일 내일 날씨를 보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안오고에 따라서 공사에 큰 차질이 있기 때문입니다.그러나 지금은 날이 궂고 좋지 않아도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나무는 이런 상황에서도 자라는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의 나무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제가 키우는 나무들 밑에 있으면 나무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같은 나무라도 어떤 가지는 짙푸른 모습을 하고 있고 다른 가지는 노랗게 물들어가고.. 우리 몸에서도 오른팔은 괜찮고 왼팔은 아프고 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나무도 사람과 똑같습니다.”

“생명자체를 좋아해야 합니다. 나무농사하는 일을 노동으로 생각해서는 안되고 즐거움을 생각해야 됩니다. 나무농사를 하려는 사람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이 뭐냐는 질문에 그가 답한 말이었다.

#신용남씨가 전하는 나무농사 시행착오 줄이는 법

1. 억압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키워라. 너무 가지치기를 자주하지 마라.

2.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이 그렇듯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3. 한 사람의 자문을 구하라. 나무를 보는 시각이 다 다르다. 각기 취향과 개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지치기 일을 맡길 때마다 느낀 것인데, 어떤 사람은 통풍이 잘 들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어떤 사람은 수형을 잡는 것 위주로 가지치기 작업을 한다.

4. 나무 식물의 생리를 알아야 한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북향을 좋아하는 나무도 있다.

나무를 많이 보고 접해야 한다. 나무 보러 가는 것을 즐겁게 생각해야 한다. 눈썰미 외에 손썰미도 있어야 한다.

5. 단기-중기-장기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한나무에 올인하지 말고 여러 수종을 심어라.

6. 시대적인 취향이 있다. 선호수종이 바뀐다. 시류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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