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가 뜬다]孝? No! 인생은 70부터‘비바! 실버’

입력 2012-04-2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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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성큼 "70세면 청년"…일 찾아 하고 봉사·취미생활도

“더 이상 그렇고 그런 노인네 취급은 그만!”

스스로 ‘노인’이라는 범주에 얽매이길 거부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세상을 향해 ‘노(No)노(老)세대’임을 당당히 외친다. 은퇴했다 해서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남은 시간을 허송세월하는 건 비생산적이란 생각이다. 나이가 많은 것도, 다소 몸이 불편한 것도 결코 움츠러들 만한 이유는 아니다.

일이든 취미든 봉사, 지역사회 활동이든 상관없다. 하고 싶은 일이라면 능동적으로 찾아 도전한다. 평생 다니던 직장에서는 정년퇴임을 했지만 인생 자체를 마감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은퇴(Retire)’란 ‘다시(re) 타이어(tire)를 갈아 끼우는 것’이라 했던가.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2012년 한국 사회. 나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사회와 소통하며 활기차게 황혼의 삶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부상하고 있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2012년 한국 사회. 나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사회와 소통하며 활기차게 황혼의 삶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부상하고 있다.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는 어르신들.
◇ 탑골공원 노인들의 한숨소리가 흥겨운 콧노래로 = 요즘도 볼 수 있는 서울 종로 탑골공원의 익숙한 풍경이 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분들이 모여 앉아 장기나 바둑을 둔다. 가끔은 술판을 벌이기도 하고 잡상인의 판매대를 기웃대기도 한다.

아직도 탑골공원에선 많은 노인의 한숨소리가 들린다. 마치 ‘끈 떨어진 연’, ‘젖은 낙엽’과 같은 신세로 전락했다는 생각에 밀려드는 서러움과 쓸쓸함은 지울 길이 없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노인들의 깊은 한숨은 흥겨운 콧노래와 ‘화이팅’의 외침으로 바뀌고 있다.

실버공연단에서 걸그룹 노래에 맞춰 춤추며 늘그막에 숨은 끼를 발견한다. 보디빌딩을 통해 잘나가는 몸짱 대열에도 합류한다. 젊은이들의 취미생활로 긍정적 에너지라는 영양분을 얻으니 무기력한 일상엔 활력이 돈다.

인턴십은 대학생만 하라는 법도 없다. 재취업을 위해 기업 내 시니어 인턴십에 참여하고 실버사원 채용 프로젝트에도 도전한다. 일을 통해 보람을 느낄 수만 있다면 눈높이도 과감히 낮춰 마트 캐셔나 주방장 보조, 택배 업무도 마다치 않는다. 평생 쌓아온 경륜과 노하우를 살린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에 인생 오래 살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노인들이 나이가 많을 뿐이지 감정까지 말라버린 것은 아니다.” 황혼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이순재는 이같이 노인의 사랑에 대한 편견을 꼬집었다. 오직 나이를 이유로 거세당해왔던 노인들의 성과 사랑에 대한 욕구도 양지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의 성문제는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것이란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혼자사는 노인들의 아름다운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대전 동구가 주최한 실버 효도미팅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노인, “더 이상 돌봐야 할 대상 아냐” = 최근 고용노동부는 법 개정을 통해 이르면 내년부터 50세 이상을 준고령자로, 55~ 65세까지 고령자로 규정한 명칭을 ‘장년’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는 최근 평균 수명이 늘면서 50~60세 은퇴 후에도 노후 준비나 자아실현을 위해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 데 따른 것이다.

과거 ‘뒷방 노인’으로 불리며 사회에서 소외되고 보호받아야 할 이미지가 컸던 시니어들이 이제는 사회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들 역시 더 이상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가 아닌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구성원으로 대접받길 원한다.

조연미 시니어 Work&Life 연구소(리봄) 대표는 “정부정책은 물론, 노인인력 활용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경제활동을 통한 독립적 노년문화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며“경로당 등 사랑방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사회나 도서관 중심의 커뮤니티 문화를 형성해 시니어들이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은 이제 구문이 됐다. 64세에 64권째 저서를 출간한 김영한 하이테크마케팅 대표는 “100세 인생으로 봤을 때 나이 65세는 아직 소년기이고, 70은 돼야 청년, 80세여야 성년기라고 부를 만하다”고 말한다. 초고령화 시대, 인생 2막을 열 수 있는 시점은 언제나 열려 있다. 지금 당장 경제력을 갖추지 않아도 좋다. 소소한 일과 취미, 봉사활동을 통해 두 번째 인생 로드맵을 그려 가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바로‘비바! 실버’의 주인공이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은퇴 후에도 일을 하거나 취미,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50~59세의 사람들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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