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다시 고비를 맞았다.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유로존(유로존 사용 17국)의 재정적자 긴축 행보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부담으로 채권시장이 요동쳤다.
네덜란드와 독일 10년물 국채간 스프레드는 79bp에 달해 지난 1월 초 대비 3배 뛰었다.
프랑스와 독일 국채간 스프레드는 147bp를 나타내며 지난 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심리가 불안해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금리는 이날 1.634%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런던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5% 가까이 하락하면서 1.3105달러를 기록했다.
마르크 뤼테 총리를 비롯한 내각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네덜란드가 유로존의 새로운 뇌관으로 등장했다.
뤼테 총리는 연 150억유로(약 22조5000억원) 규모의 예산감축안 협상이 결렬되자 이에 책임을 지고 자리를 내놨다.
자유민주당과 기독민주당은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4.6%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예산 삭감을 주장했다.
유럽연합(EU)은 각국의 재정적자 비율을 GDP 대비 3.0%로 정하고 있다.
감축안에 반대하는 자유당은 외부 요인으로 국민들의 복지를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네덜란드는 여야 합의에 따라 하원 해산과 과도 관리내각 인선, 조기 총선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총선은 여름께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정국 불안과 함께 네덜란드의 국가신용등급이 현재 ‘AAA’에서 강등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발 악재도 심화하고 있다.
좌파 성향의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유로존의 적자 감축 행보에 족쇄가 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올랑드는 과도한 긴축이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며 성장 중심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17.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위에 오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후보의 행보가 변수가 될 전망이나 현재 올랑드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