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곳이 서울 관악을이다. 이곳은 지난 24년 동안 보수가 발을 붙이지 못했다. 13~17대까지 통합민주당 이해찬 상임고문의 지역구였고 18대에는 이번에 재출마한 은 당 김희철 후보가 주인이었다.
이번에는 통합진보당 이상규 야권 단일후보와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패한 뒤 무소속으로 나선 김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 사이에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의 어부지리 당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오 후보는 최연소 시의원 출신으로, 선거 초반 열세 평가를 받았지만‘젊은 일꾼’ 이미지를 세워 부동표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오 후보측 관계자는 “새누리당은 탄핵 열풍이 불던 17대 총선에서도 33% 대의 지지율을 얻었고 18대에는 4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며 “이번 총선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 덕분에 우리게에 큰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후보를 사퇴한 뒤 야권 후보가 2명으로 늘어 우리에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이 공동대표의 지원과 대규모 자원봉사자의 도움 아래 막판 표심잡기에 사력을 다했다. 그는 총선을 이틀 앞둔 9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들과 함께 지역민들이 많은 골목을 중심으로 유세를 다녔다.
대학동 녹두사거리는 노란색과 보라색 넥타이를 매고 반짝이 재킷을 입은 자원봉사자들로 가득찼다. 유세차량 맞은편에는 보라색 스카프를 맨 사모예드종(種) 개가 현장에 나와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 공동대표는 ‘야권단일화’를 강조하며 8일부터 10일자정까지 72시간 동안 관악을 선거에 올인하기로 했다. 강행군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관악을에서 야권연대가 승리해야 진짜 승리”라며 이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측도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미 승기를 잡았다”며 “여기는 박빙 지역이 아니라 이미 김희철 우세 지역”이라고 못 박았다.
김 후보는 이날 지역 교회 위주로 돌았다. 2번의 관악구청장과 1번의 의원 경험 덕분에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고 있는 것이 강점인 그는 주로 취약지역 중심으로 막판 표심을 관리한다는 전략이다. 조직은 조직대로, 단체는 단체대로, 그룹은 그룹대로 선거운동을 진행 중이다.
“사퇴 안 하면 복당 없다”는 민주당 박선숙 선대본부장의 경고에도 김 후보 측은 “박선숙 위원장 말은 신경쓰지 않는다. 당 지도부가 원하던 원치 않던 김희철은 복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