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쉐보레 캡티바 2.0…소유욕 자극하는 3가지 매력

입력 2012-04-02 16:11 수정 2012-04-0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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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과 가격 줄이고도 가치는 여전, 경쟁차 앞지르는 최대토크 장점

▲캡티바 2.0은 배기량이 줄었어도 모자람이 없다. 어느 포인트에서나 넘치는 토크를 여유롭게 내뿜는다. 굽이치는 와인딩로드를 치고 올라가는 모습도 꽤 과격하다.
캡티바에 2.0 모델이 추가됐다. 초기 등장한 2.2 모델은 어느 정도 수요가 찼다는 의미다. 한국GM은 쉐보레 캡티바의 배기량을 줄이면서 가격도 낮췄다. 시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봐야한다.

엔진 배기량이 줄어든 만큼 시승의 관심은 달리기 성능에 모아진다. 제법 큰 덩치를 이끌 2.0 디젤(VCDi) 엔진은 중형 SUV로 제 구실을 할 수 있을까? 캡티바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할 모델이기에 관심이 크다.

제대로된 차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액셀 페달을 밟는다. 차는 반템포 쉬었다가 경쾌하게 튀어나간다. 생각보다 부드럽고 넉넉하며 여유롭다. 가속페달 답력도 가볍다. 정지상태를 벗어나는 느낌이 솜털 같은 것도 이때문이다.

매끄럽고 꾸준한 달리기에서 중형 SUV로 손색없는 힘을 본다. 우려했던 부분이 해결되는 순간이다. 일단은 안심이다.

▲공격적인 앞모습은 캡티바 최대의 매력이다. 뚜렷한 인상은 오래토록 뇌리에 남는다.
처음 캡티바(2.2 디젤)가 나왔을 때 기존 윈스톰처럼 2.0 디젤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2.2라는 수치는 경쟁모델의 최고출력을 의식한 전략 이외에는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2.2 디젤은 배기량 수치가 가져오는 기대감이 컸다. 때문에 100%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캡티바 2.0 디젤은 어차피 같은 엔진블록을 가져다가 배기량만 줄인 차다. 최고출력 163마력/최대토크 40.8kg.m를 낸다. 경쟁차인 현대차 싼타페 2.0 디젤의 토크를 근소하게 앞선다. 여기에 부드럽고 매칭력 좋은 6단 하이드로매틱을 맞물렸다. 조용히 떠가듯 미끄러지는 승차감이 여느 쉐보레와 다르지 않다.

정지상태에서 풀가속으로 튀어나가면 11초에 채 못 미쳐 시속 100km 영역에 올라선다. 6단으로 쪼개놓은 트랜스미션은 풀가속때 시속 80km 언저리에서 4단에 올라탄다. 3단으로 밀어붙였다면 10초 초반도 가능했을 듯하다.

이런 가속상태를 끝까지 밀어붙이면 시속 180km까지 부드럽게 치솟는다. 고속영역에 이르는 모습은 꽤 안정적이다. 가속이 수월하고, 안정감도 나무랄게 없다. 초기 출발을 제외하면 어느 영역에서도 힘부족을 느낄 수 없다. 일단 주행성능은 합격이다.

전반적으로 몇 달 전에 타본 캡티바 2.2와 오늘 시승차를 비교하기 힘들다. 기억이 헷갈린다. 그만큼 2.0에 만족한다는 뜻이다.

▲넉넉한 사이즈의 19인치 휠과 타이어는 덩치 큰 SUV를 제법 탄탄하게 붙잡아낸다.
뱀이 또아리를 튼듯한 고갯길에서도 예민한 핸들링을 뽐낸다.

굳이 회전수를 방방거리며 올리지 않아도 된다. 낮은 회전수로 ‘으르릉’거리며 경사면을 집어삼킨다. 기어레버를 수동모드로 전환할 이유도 없다. 부드럽게 오르내리는 트랜스미션도 최적의 토크를 찾아내는 모습이 제법 빠르다.

코너의 정점을 감아채면서 가속페달에 힘을 더하면 오르막 경사를 공략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나무랄 데 없는 핸들링은 큰 차를 작고 가겹게 느껴지게 한다. 콤팩트하게 느껴지는 보디가 운전을 쉽게 만든다. 균형잡힌 보디 롤링이 안정과 승차감을 함께 추구한다.

유난히 탄탄하게 느껴지는 차체도 인상적이다. 더 큰 출력과 엔진을 견딜 수 있는 섀시에서도 충분한 여유가 느껴진다. 19인치 알루미늄 휠과 넉넉한 타이어 사이즈가 노면을 꽉 붙잡아내는게 일품이다.

캡티바의 장점 가운데 하나가 디자인이다. 호불호가 뚜렷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무난함을 좋아한다. 살펴보면 평범함 속에 뚜렷한 개성이 서려있다.

일단 하나같이 앞모습만 뾰족하게 뽑아내는 여느 SUV와 차별화된다. 캡티바의 프론트 디자인은 함부로 가까이 할 수 없는 위엄까지 서려있다. 편하게 다가오는 인상은 아니라는 의미다.

▲프론트 그릴은 위아래로 양분해 '듀얼 매시 그릴'로 부른다. 쉐보레를 상징하는 아이덴티티다.
앞쪽 대형 그릴은 위아래 둘로 나뉜다. 이른바 ‘듀얼 매쉬그릴’이다. 캡티바는 쉐보레의 아이덴티티를 최대의 장점으로 살렸다. 쉐보레의 디자인 실력을 가늠케하는 부분이다.

범퍼 아래쪽에 ‘윈드 블로커’를 달아 차바닥으로 들이치는 바람도 막았다. 과거 윈스톰은 휠 하우스에서 솟아오르는 노면 마찰음이 정말 거셌다.

캡티바는 눈 씻고 찾아봐도 이런 소음이 없다. 작지만 세심한 배려가 효과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뒤쪽에서 앞쪽으로 내리꽂는 듯한 벨트라인(도어와 윈도의 경계선)은 보닛으로 스며들어 앞쪽 그릴로 모아진다. 준중형차 크루즈와 중형차 말리부 역시 같은 맥락을 따른다. 윈스톰에선 꿈도 못 꿨던 커다란 휠 타이어도 덩치큰 보디와 잘 어우러진다.

반면 뒷모습은 여전히 아쉽다. 차 이름까지 바뀌었지만 과거 윈스톰과 다를게 없다. 거꾸로 기본 디자인의 완성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욕심을 부리자면 뒷 테일램프 디자인 정도를 바꿨어도 좋았을 법하다.

▲겉모습은 기존의 2.2 모델과 다르지 않다. 디자인 면에서 전반적인 균형미가 뚜렷하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GM은 캡티바를 전세계에 판매한다.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했을 것이다.

겁 없이 그려낸 보디라인이나 경박스러운 디테일이 넘치고 있다. 캡티바는 그 안에서 한결 무게감을 지닌 중형 SUV로 자리매김 한다.

실내는 균형잡힌 대시보드가 멋지다. 쉐보레의 색깔이 고스란히 내려앉아 있다. 버튼과 다이얼은 내가 원하는 위치에 고스란히 자리를 잡았다.

플라스틱의 재질이나 시트의 바느질 솜씨도 나무랄게 없다. 센터페시아는 오밀조밀 잘 만들었다. 전반적인 심플한 처리가 마음에 든다.

타호와 서버번 등 북미에서 팔리는 대형 SUV용 스티어링 휠이 캡티바에도 달려있다. 차 크기에 비해 지름이 살짝 큰 편이다. 반대로 덩치 큰 풀사이즈 SUV를 몰고 있다는 착각도 재미있다.

▲배기량이 줄었지만 주행감각은 이전 2.2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캡티바 2.0에는 앞바퀴굴림만 존재한다. 이를 안타까워할 이유도 없다. SUV 오너 대부분이 2륜구동을 선택한다. 4륜구동으로 움직일 때는 전체 주행거리에 1%에 못 미친다.

급경사 내리막길에선 굳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HDC 버튼 하나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준다. 오르막길에 정지했다 출발할 때는 스스로 브레이크를 살짝 잡아주는 배려도 잊지 않는다.

가격은 옵션에 따라 LS 2608만원, LT가 2826만원이다. 캡티바 2.0 VCDi는 배기량을 줄이면서 가격도 낮췄다.

▲제법 공격적인 운전을 거듭했어도 연비는 공연연비(14.1km)에 버금가는 평균 13km를 기록했다. 고속도로에 올라서면 1리터당 17km에 근접한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가치는 이전과 다를게 없다.

나는 단순한 차에 끌린다. 시승하는 내내 캡티바가 점점 좋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시승 내내 한 대 갖고 싶다는 생각이 밀려들고 있다.

이런 소유욕의 배경에는 첫째 부족함 없는 성능, 둘째 주변을 압도하는 앞모습, 그리고 나무랄데 없는 감성품질이 존재한다.

어차피 잘 팔릴 차에 대한 부담없는 시승이었다.

(사진=최상현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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