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100인에 ‘투자’를 묻다] 예·적금·랩어카운트 줄이고 연금보험·ELS는 늘리고

입력 2012-03-21 08:39 수정 2012-03-2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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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5人의 ‘5억 포트폴리오’

대기업 상품개발팀에서 차장으로 일하고 있는 안재관(가명, 43세) 씨는 올해로 직장생활 15년차의 평범한 회사원이다. 3년전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살림을 챙기고 있는 아내와 특목고 진학을 계획하고 있는 중학교 3학년 큰 딸, 사립학교를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 5학년 둘째 딸 등 네 가족과 함께 대림동 아파트에서 오붓이 살고 있다.

안 씨는 성과급을 포함해 연 8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세금을 제하고 나면 순수하게 손에 들어오는 돈은 월 460만원이다.

부친이 돌아가시면서 남겨주신 유산과 결혼 전 부부가 알뜰 살뜰 모은 돈을 합쳐 몇 년 전 2억8000만원 상당의 아파트 1채를 샀다. 운 좋게 근처에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이 아파트의 현재 매매가는 3억 2000만원으로 뛰었다.

7년간의 맞벌이 생활 덕에 안 씨는 5억원에 달하는 금융자산도 모았다. 예·적금에 3억원이 들어가 있고 국내 주식(대형주50%, 중소형주 50%)에 5000만원이 투자돼 있다. 대형주 위주로 편입된 국내 주식형펀드에 2500만원이 담겨져 있고 2007년 중국펀드 열풍 때 가입했던 해외펀드도 적립금이 2500만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초에는 지인의 권유에 따라 8000만원짜리 랩어카운트(자문형)도 가입했다. 최근 어머니 건강이 안좋아지셔서 병원비 명목으로 2000만원을 현금으로 빼 놓았다.

그러나 최근 안 씨는 고민이 많다. 은퇴 후 삶에 대해 꼼꼼히 계획하지 않은 탓에 노후를 위한 투자자산이 거의 없는데다 아내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수입 보다 보험, 의식비 등 고정비 지출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제 곧 고등학교, 대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들의 교육비도 부담이다.

그렇다면 40대에 접어든 안 씨는 어떻게 자산관리를 짜야 할까. 이에 국내 유수의 금융회사에서 투자자들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5인의 프라이빗뱅커(PB)에게 안 씨의 재테크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금리+α’ 투자상품 공략

5인의 PB가 안 씨의 자산관리에서 공통된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은 안전자산 비중이 과도하다는 점이다. 금융자산 5억원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3억2000만원이 예적금에 들어가 있다.

하나대투증권 이수역지점 자산관리 박상호 팀장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예·적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적금과 예금에서 각각 1500만원, 2000만원을 인출해 주가연계증권(ELS)로 갈아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롤러코스터 장세’ 대비하기 위해 최근 나온 ELS들이 원금손실 구간을 40~50%대로 낮췄기 때문에 위험(리스크)을 줄이면서도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효율적 재테크 수단이란 설명이다. 특히 원금보장형이나 월지급식 ELS를 활용할 경우 매월 지급되는 분배금을 재투자해 분산투자 효과를 노릴 수 있고 종합소득과세 대상자의 경우 수익 발생 시기를 분산해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5인의 PB들은 안 씨의 국내주식투자 비중도 적절히 분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지난해 초 가입했던 랩 어카운트를 시장수익률을 따라가는 상품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씨티은행 서울지점 씨티골드 권민봉 팀장은 “랩어카운트와 주식(대형주) 투자 금액이 1억에 가까울 정도로 국내주식 상품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두 상품의 편입대상이 거의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랩어카운트 비중을 대폭 낮춰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글로벌하이일드채권 등에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미국하이일드채권의 경우 국채 대비 스프레드가 과거 20년 평균에 비해 1% 가량 높은 상태다. 앞으로 스프레드가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제로금리 정책이 연장되면서 발행기업 부도율은 낮아지고 고금리 채권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막 원금 회복 구간에 진입한 중국펀드를 인덱스, 원자재펀드로 대체 하란 의견도 잇따랐다.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3센터 김재훈 부장은 “최근과 같은 변동장세에서는 특정지수의 업종별 편입비중을 가장 비슷하게 담아 시장수익률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가 유망하다”며 “글로벌 경기회복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원자재펀드 역시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최대한 아끼고 40대부터 노후준비 본격화

그러나 무엇보다 안 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은퇴 후 노후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본인과 아내 모두 국민연금을 붓고 있고 금융자산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생각에 노후대비 상품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또한 대기업에 다니고 있어 은퇴 후 삶은 퇴직연금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송재숙 팀장은 “40대가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시기인데다 안 씨의 경우 연봉대비 생활비 비중이 높아 최대한 아껴야 한다”며 “활용하고 은퇴 후 ‘버팀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복리 및 비과세 혜택이 있는 연금상품에 2억원 가량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재 판매중인 연금상품은 크게 연금저축, 변액연금, 즉시연금으로 압축할 수 있다. 연금저축은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다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유일한 투자형 금융상품이다. 지난해 정부가 소득공제 한도를 기존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25%(100만원) 상향 조정하면서 최근 노후자금이 몰리고 있다.

보다 공격적으로 운용하고 싶다면 변액연금 가입을 고려할 만하다. 보험료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보다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투자실적이 아무리 악화되더라도 연금 개시 시점에는 납입한 보험료 원금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안정성도 높다.

안 씨가 조금만 더 늦게 노후에 대해 고민했다면 즉시연금을 활용해야 했을 것이다. 즉시연금은 가입후 한달 뒤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은퇴 준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베이비부머' 들에게 최근들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자녀들의 학자금 마련 역시 고민이다. 큰 딸이 특목고 진학을 생각하고 있는데다 작은 딸 역시 언니와 같은 진학과정을 밟을 예정이어서 교육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일찍 결혼한 친구들이 자녀들의 결혼자금을 마련하는데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아직 고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딸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심각하게 고민한 적은 없다.

대신증권 금융주치의 강남센터 김은아 부장은 “자녀들의 어학 연수비, 유학비 등까지 고려해 추가자금까지 생각해야 한다”라며 “자녀들 이름으로 각종 상품들을 미리 증여해 학자금과 결혼자금에 대비한 투자가 필요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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