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엘피다 파산…한국 반도체 적수가 없다

입력 2012-02-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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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공급과잉 '치킨게임'서 완패…삼성-하이닉스 독주체제 굳히기

▲세계 3위 D램 업체인 일본 엘피다가 결국 법정 관리를 신청하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D램 시장 독주 체제는 더 굳건해질 전망이다. 사진은 하이닉스반도체의 D램 메모리.
일본 반도체 업계의 자존심이자 세계 3위 D램 업체인 일본 엘피다가 결국 법정 관리를 신청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D램 시장 독주 체제는 더 굳건해 질 전망이다.

엘피다는 지난 27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쿄지방재판소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엘피다의 지난해 말 기준 엘피다의 부채 총액은 4800억엔(약 6조7000억원)에 이른다. D램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1000억엔(약 1조40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엘피다는 일본 유일의 D램 업체로 1990년대 이후 사양길에 들어선 일본 반도체 산업의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해 NEC와 히타치가 D램 부문을 통합해 만든 회사다.

‘히노마루(일장기) 반도체’란 애칭으로 불리며 1990년대 이후 침체에 빠진 일본 메모리 분야를 살릴 것이란 기대를 모았지만 끝내 회복에 실패했다.

결국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은 치킨게임에서 승기를 굳히고 독주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치킨게임이란 메모리 수요가 줄어드는데도 양산경쟁을 벌여온 반도체 업계 상황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2010년 D램 점유율을 2007년 27.7%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45%까지 대폭 확대했다. 21%를 점유하고 있는 2위 하이닉스도 SK를 대주주로 맞이하면서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 반면 세계 3위 엘피다는 2009년 한때 17.4%에 이르던 점유율이 지난해 12.2%까지 곤두박질쳤고 결국 최대 위기에 몰렸다.

엘피다가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지만,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투자와 연구개발(R&D) 등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예전 경쟁력을 되찾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법정관리가 지속되면 투자가 진행되지 않아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엘피다가 마이크론 등 다른 업체에 인수될 경우에도 국내 기업에는 크게 위협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엘피다의 경우 이미 여러 차례 가동 중단 등을 겪어왔기 때문에 합병 시너지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엘피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구조조정 및 생산설비 감축이 제한적 수준에 그치더라도 추가적인 설비투자와 증설에 제한이 많을 것”이라며 “올 하반기 이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D램 수요에 대한 수혜는 대부분 국내 기업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D램 평균 판매가격이 기존 예상대비 5%p 상향될 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영업이익이 각각 9410억원과 5600억원 수준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엘피다의 영구적인 공급 능력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과거 키몬다 파산때를 감안하면 애플, 레노버, 에이서 등이 거래선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엘피다의 파산 보호 신청으로 한국 D램 업체들의 전성시대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글로벌 지배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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