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의 씨티號’ 수익성도 사회적 책임도 ‘불합격점’

입력 2012-02-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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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통합 행장 8년’ 성적표

2001년 한미 행장 취임 후 합병 거쳐 10여년

한때 ATM·PB 등 선진금융기법 선도했지만

총자산 규모 2008년 최고치 기록 후 감소세

자기자본이익률 반토막, 배당은 오히려 늘어

기업보다 가계대출 치중…사회공헌 ‘모르쇠’

국내 금융시장과 다른 행보를 걷는 외국계 은행을 향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그 중 한국인 최고경영자(CEO)를 둔 한국씨티은행에 대한 금융권의 시선은 냉담하기만 하다. 한국씨티은행이 2004년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의 합병으로 출범한 이후 ATM기기, PB서비스 등 한 발 앞선 행보는 주목을 받았지만, 이도 허울 뿐, 서민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태도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화살은 지난 2001년 한미은행장을 시작으로 한국씨티은행의 수장직을 맡고 있는 하영구 행장에게로 향하고 있다.

◇ ‘過’…성장성·공공기관 역할 ‘제로’= 한국씨티은행의 내실성장과 공공성에서 불합격점을 받고 있다. 10년이 되도록 미진한 수준에 그친 자산성장률·수익성은 물론 금융소비자들의 애환을 멀찌감치 떨어져서 관망하는 태도는 도마 위에 자주 올랐다.

은행 안팎으로의 수치적 성장은 2004년 합병 당시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 2004년 당시 52조원 규모였던 총자산은 2010년 기준 53조원에 머물렀다. 2008년 말 기준으로 62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었으나 이후 큰 폭의 성장보단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외국계은행인 SC은행이 2004년말 기준 41조7100억원에서 지난 2010년 기준 67조5600억원으로 20조원 이상 증가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은행의 수익성을 반영하는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반토막이 났다. 이익창출능력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ROE의 경우 2004년 12.42%에서 2010년 6.01%로 절반 이상 하락했다. ROA 역시 같은기간 0.55%에서 0.53%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에서도 연간 배당금액은 늘어나기만 했다. 지난 2010년에는 1002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으며, 지난해에는 중간배당 금액만 13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작년의 경우 금융당국이 고액배당 자제를 국내 금융지주사들에게 권고한 상황이었던 것 만큼 출범이래 최대액을 배당한 한국씨티은행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었다. 지난해 세계적인 ‘반(反)월가’바람이 국내에선 은행권을 겨냥하면서 금융회사들의 공공성이 강조됐던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금융회사들은 수수료 인하 등 저마다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며 금융권에 냉담해진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릴려고 애썼다. 그러나 한국씨티은행은 수수료 인하 상품만 출시 할 뿐 ‘물 건너 불 구경’하듯 적극 동참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중소기업에 대한 무관심도 금융권 안팎에서 지적이 이어졌다. 글로벌 경제가 불안한 탓에 경영난을 겪을 중소기업을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시중은행이 실시하고 있는 특별출연 협약보증에도 한 푼도 출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국씨티은행이 관심있었던 것은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 뿐이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한국씨티은행의 가계대출은 14조원으로 기업대출 9조원을 훨씬 상회했다. 은행권 실적이 기업대출 582조원, 가계대출 445조원으로 기업부문 비중이 큰 것과는 상이한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씨티그룹 입장에선 한국시장을 아시아권 금융시장에서 주요 거점으로 삼았을 텐데 현지 금융권을 파악해야 하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功’…ATM·PB 서비스 선도= 한국씨티은행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최근에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외국선진 금융문화의 도입으로 일부 분야에서 은행권 선도 은행으로 불리던 시절도 있었다.

한국씨티은행은 국내 은행들에게 다소 생소했던 자동화기기(ATM)와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를 도입해 보편화에 앞장섰다. 국내 은행권 최초로 24시간 ATM기기를 선보였음은 물론 폰뱅킹과 인터넷 뱅킹 실용화 분위기를 조성했다.

최근 은행들이 비대면채널을 내세우며 스마트 금융 뱅킹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시초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PB서비스에서도 한국씨티행은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었다. 한 시중은행의 PB는 “최근 강남권에 시중은행들의 PB센터가 집중돼 있지만 과거에는 씨티은행의 PB서비스를 참고하곤 했다”고 전했다.

한국씨티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씨티골드’ 서비스는 1991년 국내 최초로 도입된 것으로 1억원 이상 예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해당 고객에게는 CE(CitiGold Executive)라는 전담 직원이 배정돼 투자상담을 실시한다. 여기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투자정보도 강점이다.

5억원 이상 예치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씨티골드 셀렉트’ 서비스, 매월 40~50회 정도 지점을 통해 진행되는 세무상담, 해외투자, 해외유학, 서양화 감상, 부동산, 미술투자 등과 같은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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