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유로존 위기에 발목 잡혀

입력 2012-01-2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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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발 위기에 낙관론 vs. 비관론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 연례회의가 29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그리스 국채 문제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채무 위기에 발목을 잡혔다.

유럽 금융정책 수장들은 낙관론을 역설하며 시장의 불안을 누그러뜨리려 안간힘을 썼으나, 경제 전문가들은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전반에 대한 비관론을 쏟아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월가 점령 시위에 공감하는 ‘다보스 점령’ 시위대가 풍선을 이용한 시위를 벌였고, 우크라이나 여성행동주의 단체인 피멘(Femen) 소속 회원들의 반나체 시위도 등장했다.

다보스포럼에서는 그리스발 유로존 위기가 최대 초점이었다.

그리스 정부와 민간채권단 사이에 국채 교환 협상이 진행 중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 담당집행위원·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등은 유로존 위기에 낙관론을 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위기 해결에 “놀라운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럽 금융정책 수장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위기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2012년 새해 벽두에 우리는 여전히 그리스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유로존 주변부 국가의 문제가 유럽과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구제기금 확충이 확실한 방화벽”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개막연설에서 “독일이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면 그때 유럽은 진짜 취약점을 드러낼 것”이라며 구제기금 확충에 반대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그리스는 1년 이내에 유로존을 탈퇴하고 포르투갈의 탈퇴 가능성도 있다”면서 “3~5년 내에 유로존이 깨질 가능성이 50%”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유럽의 금융시스템이 단일통화 시스템을 지탱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공격에 나섰다.

유로존 위기와 맞물린 세계 경제 침체에 대해서도 비관론이 우세했다.

루비니 교수는 2013년에 유로존에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고, 미국 재정 문제가 악화하고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해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얻은 루비니 교수는 “위기 여파가 향후 10년간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내년에 우리가 이곳 다보스에 다시 올 때 수렁은 더 깊어져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에서 급진적인 개혁이 실행되고 미국이 자국의 채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때까지 세계경제는 지속적으로 흔들릴 것”이라며 “인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국의 성장세도 둔화하고,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는 중국이 경제 규모에 걸맞은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올해는 중국에 대한 기대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중국 역시 유럽국가들의 투자 요구에 대해 투자를 하더라도 규정을 지켜가면서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본의 후루카와 모토히사 경제재정상도 “유럽 각국 정부가 확고한 행동에 나설 경우 일본은 유럽을 지원함에 있어서 다른 나라들과 협력할 것”이라며 “유럽이 먼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출범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그동안 실효성 있는 경제위기 해결책을 보여주지 못함에 따라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경제적 요소 외에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지정학적 불안 요인으로 이란 핵 문제가 꼽혔다.

한편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아들 김정은의 권력승계는 초점에서 벗어났다.

루비니 교수는 “거시경제와 금융·재정·국채·은행·규제·조세 등 여러 분야에서 수많은 불확실성이 있고, 지정학적 정치적 정책적 불확실성도 존재한다”며 “최대의 불확실성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의 충돌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란 핵 문제가 악화하면 국제유가가 지금보다 50% 비싼 배럴 당 150달러까지 상승해 세계 경제 침체를 더욱 깊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란 핵 프로그램이 핵무기 개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란 정부는 핵 개발 프로그램이 정말로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인지 스스로 입증해야만 한다”면서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외에 위기를 풀 수 있는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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