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오에서 소녀시대까지’…新 한류, 日시장 강타

입력 2012-01-03 20:08 수정 2012-01-0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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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잇단 위기로 신제품 부재로 韓 기업에 안방 내줘…식품업계에도 한류붐

‘브라우니에서부터 소녀시대까지’

연예계에서 시작된 한류 일본의 식탁까지 점령해 현지 산업계가 비상이다.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최신호에서 대지진으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방사성 물질 확산, 전력난으로 소비자들의 행동패턴이 바뀌면서 자국 기업들은 고전하는 한편 외국 기업들이 안방 산업을 꿰차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무렵부터 일본 식품업계에는 이변이 일어났다.

한국 제과업체 오리온의 고급 과자 브랜드인 ‘마켓오’가 현지 브랜드들을 밀어내고 쿠키와 비스켓 부문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이다.

마켓오는 작년 9월 이후 기존의 대형 브랜드를 모두 제치고 12주 연속 1위에 군림(2011년 12월11일 시점)했다. 판매 금액에서 2위와는 무려 2배의 차이를 보이는 기염을 토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지난 2010년 7월 일본 시장에 진출한 마켓오의 성공 비결은 포장에서 한국다움을 배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핑크와 갈색이 어우러진 포장에 레트로한 분위기를 풍기는 서양인 모녀의 정겨움이 묻어나는 사진이 서구식을 지향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마켓오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날개돋친 듯이 팔렸고, 세련된 포장 덕분에 선물용으로도 상당히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발렌타인 특수에서 단숨에 인지도를 높이며 제과업계의 한류 붐을 이끌었다.

식품업계의 한류 붐을 일으킨 것은 마켓오 뿐만이 아니다.

청정원의 다이어트 음료 ‘홍초’와 건강차 ‘옥수수 수염차’도 식품 한류의 주역이다.

홍초는 당초 연간 판매 목표치를 3억엔으로 잡았으나 실적은 8배인 24억엔을 기록했다. 2012년도는 전년의 2배인 연간 48억엔 판매를 전망한다.

옥수수 수염차도 판매한 지 6개월 만인 2011년 4월에 출하량이 출시 초기의 14배에 달했다. 여름에는 약 25배로 늘어 음료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였다.

알콜업계에서도 한류 붐이 거세게 일었다.

일본 산토리가 한국 롯데에서 수입한 ‘서울막걸리’는 2011년 3월 출시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연간 판매 목표치인 35만상자를 팔아치웠다.

다른 업체들도 서울막걸리의 뒤를 따르면서 일본 막걸리 시장 규모는 전년의 2배로 불어났다.

맥주시장에서는 작년 8월 이온이 내놓은 자체상표(PB) 맥주 톱 밸류 배리어 라거맥주가 대표주자로 나섰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한국 맥주의 수입 규모는 전년 대비 32배에 달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이 처럼 ‘한국산(Made by KOREA)’의 인기는 한류 붐의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남성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에 이어 여성 아이돌 ‘KARA’ ‘소녀시대’가 연달아 인기를 끌면서 한국산에 대한 친근감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대지진, 원전 사고, 전력난, 엔고, 태국 대홍수에 유럽 재정위기까지 2011년 일본 열도를 강타한 위기로 일본 소비자와 기업의 사고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닛케이비즈니스는 설명했다.

잇단 위기로 일본 기업들이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자 자국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일본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외국산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진 발생 전에 출시 예정이던 신제품은 대부분 출시가 연기됐다”면서 “예정대로 출시된 것은 절반에도 못 미치며, 나머지는 모두 2012년으로 미뤘다”고 말했다.

결국 일본 기업의 위기가 한국 기업에는 호기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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