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5명 중 1명은 ‘기능성 소화불량’… 방치하다간

입력 2011-12-28 09:0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건강한 삶]내시경 검사는 첫번째 치료 관문, 심리적 안정도 중요

# 평소 술자리가 잦은 직장인 김영호(37)씨는 최근 조금만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고 체한 느낌이 들어 고민에 쌓였다.

심지어 먹은 것도 없는데 헛배가 부르는 등 이유를 알 수 없는 위 속 불편함에 답답함만 더해갔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자 음식을 제대로 먹기조차 어려워졌다.

아내가 정성스레 차려준 저녁상도, 회사동료들과 친목을 다지는 회식자리도, 연말을 마무리하는 송년회도 김씨는 더 이상 반갑지 않게 됐다. 소화불량 증상 때문에 가정불화와 대인관계의 어려움까지 걱정할해야 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잘못된 식습관부터 잦은 진통제 복용까지 원인 다양= 김씨처럼 위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소화가 안되거나 속이 더부룩해지고 복통이 생기는 병을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한다. 특별한 질병 없이 3개월 이상 조기포만감, 복부팽만감, 트림, 구토, 가슴 쓰림 등의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증상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며, 그 정도도 개개인마다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개 증상을 주기적 또는 지속적으로 호소하면서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한다.

소화불량증은 위 기능의 저하로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일 뿐, 영구적인 위장장애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고칠수 없는 병도 아니며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소화불량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고통스럽기만 하다. 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데 이유없이 소화가 안되고 속이 더부룩하기 때문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방치해두면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단순히 음식을 섭취하는 데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일이나 학업 등 일상생활에서까지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최명규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실제 수개월씩 만성 소화불량증에 시달린 환자들의 경우 삶의 질이 천식이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수준으로 떨어진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원인도 다양한데, 주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생활, 잦은 음주와 흡연,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 등이다.

또 수면장애나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소화불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스트레스 등 정신적 요인은 위장운동을 방해해 증세를 더욱 심각하게 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엔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아스피린이나 소염진통제 등 위를 자극하는 약들의 처방이 늘어나면서 위장장애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약물치료 후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우리나라 국민의 20% 이상이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흔한 위장 질환으로 분류된다. 왜 그럴까. 맵고 짠 음식을 선호하고 회식문화를 즐기는 등 특유의 식습관과 스트레스가 많은 한국인은 다양한 위관련 질환을 갖고 있다. 그만큼 기능성 소화불량이 유독 한국인에게 많이 나타나게 된 셈이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소화불량증에 관심이 높은 데다 내시경 검진이 보편화되면서 진단을 받는 환자수가 크게 늘어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증상은 심각하게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위궤양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위암 증상과 크게 차이가 없다. 때문에 내시경검사를 통해 근본 원인이 되는 위장질환의 발병 여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정확한 진단을 통해 위암 등 중증질환에 대한 염려를 덜어주는 것만으로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므로 내시경 검사는 더더욱 필수다.

치료법은 약물요법이 거의 유일하다. 증상을 개선시키는 제산제, 위산분비 억제제, 운동기능항진제 등이 보통 처방된다. 약물의 도움을 받아 위장활동이 정상리듬을 찾게 되면 흡연, 음주, 불규칙한 식사 등 생활습관을 개선해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마인드 컨트롤도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없애고 불안감을 다스리면 위액이 많이 분비돼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만성 재발환자의 경우는 별도로 위의 생리나 운동기능 평가 검사를 통해 기질적 원인을 찾아내 치료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옷 어디서 사세요?…사용 만족도 높은 '패션 앱'은 [데이터클립]
  • 글로벌 자산운용사, ETF로 비트코인 100만 개 확보…마운트곡스, 부채 상환 임박 外 [글로벌 코인마켓]
  • 서울고법 "최태원, 노소영에 1조3800억원 재산분할"
  • "파도 파도 끝이 없다"…임영웅→아이유, 끝없는 '미담 제조기' 스타들 [이슈크래커]
  • 단독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진흥 직원 절반 '허위출근부' 작성
  • 새 국회 '첫' 어젠다는…저출산·기후위기 [22대 국회 개원]
  • 속보 文 정부 종부세법…헌재 “합헌” 결정
  • 육군 훈련병 사망…군, 얼차려 시킨 간부 심리상담 中
  • 오늘의 상승종목

  • 05.3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343,000
    • -0.26%
    • 이더리움
    • 5,212,000
    • -2.27%
    • 비트코인 캐시
    • 644,500
    • -1.15%
    • 리플
    • 721
    • -1.64%
    • 솔라나
    • 231,800
    • -2.93%
    • 에이다
    • 621
    • -2.82%
    • 이오스
    • 1,110
    • -1.94%
    • 트론
    • 154
    • +0.65%
    • 스텔라루멘
    • 148
    • -1.99%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800
    • -1.66%
    • 체인링크
    • 25,640
    • +0.94%
    • 샌드박스
    • 608
    • -4.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