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해외 반도체 공장 설립… 진짜 이유는?

입력 2011-12-16 10:06 수정 2011-12-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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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기술유출 위험을 무릅쓰고 해외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는 이유는 뭘까. 물류비와 인건비 절감은 아니다. 현지 제조사에 제품을 빠르게 공급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미국에 이어 최근 중국에도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반도체 공장 건설에 조립라인은 배제한 채 생산라인만 설립한다는 신청서를 냈다. 현재 쑤저우에 조립라인이 있지만 새로 공장을 지을 경우 여기서 생산되는 웨이퍼를 모두 조립생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일부 웨이퍼는 한국 온양의 조립라인으로 옮겨서 조립한 후 다시 중국으로 가야 한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에도 생산라인만 있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웨이퍼도 중국 쑤저우나 온양의 조립라인으로 이동해 완성품으로 만들어진 후 각국으로 다시 보내진다.

결국 오스틴 반도체공장이나 중국에 새로 건설할 반도체공장 들은 물류비 절감이나 현지 고객들에게 반도체를 더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효과가 없는 셈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모두 반도체에 대한 관세가 없기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는 더욱 적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경우 인건비가 싸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도체를 만드는 전체 재료비 중 인건비 비중은 7% 안팎에 불과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결국 삼성전자가 해외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짓는 데 따른 실익이 없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의 경우 최근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제조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한 혐의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연구원이 붙잡히는 등 기술유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이번 중국 반도체 공장 설립은 최근 지지부진한 LCD공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박 속에서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유출 위험이 크고 비용 절감 효과도 크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중국에 공장을 건설할 필요가 있는 지 의문”이라며 “중국 LCD공장과 이번 반도체 공장 설립 간에 중국 정부와 모종의 협의가 있던 것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술유출 위험은 면밀히 검토한 결과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고, 중국 LCD공장도 7.5세대에서 8세대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좀 시간이 걸렸다. 오는 2013년에는 문제없이 완공할 수 있다”며 이같은 논란을 일축했다.

그렇다면 해외 공장을 건설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회사 측은 모바일 제품의 특성에 그 답이 있다고 말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에 낸드플래시와 시스템LSI 등 모바일 제품이 탑재되는 반도체를 생산 중이다. 중국에 건설할 공장도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이다.

삼성전자 DS총괄부문 고위 임원은 “PC에 탑재되는 D램은 나중에 불량이 발생해도 직접 빼고 다른 것으로 바꿔 낄 수 있지만, 모바일 제품에 탑재되는 낸드플래시 등은 완제품 제조 과정에서 직접 탑재해야 하고 갈아 끼우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모바일에 탑재되는 반도체는 부품제조사와 세트업체 간의 긴밀한 협조가 더욱 중요하다”며 “미국과 중국 등 모바일 생산이 많은 지역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중국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설립도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이에 대응 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전 세계 스마트폰의 37%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오는 2015년에는 50%에 육박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모바일시장의 성장잠재력에 투자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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