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더 어렵다는데…사업계획 어떡해"

입력 2011-11-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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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대응책 마련 부심

기업들이 내년 경제상황이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을 우려해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은행 대출 등 유동성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액은 30조9252억원. 전년 동기 보다 1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는 이미 60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36% 확대된 수치다.

최근 기업들이 매주 발행하는 회사채 규모는 약 2조원에 이른다. 이같은 분위기라면 올 연말 기준 회사채 발행액 규모는 70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기업들이 위기에는 현금이 최고라는 인식에 현금 확보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유상증자 규모 역시 기록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예상규모는 약 8조9035억원. 지난해(2조719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대기업들은 올 7월 기준으로 지난해 보다 11조원 확대된 36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유상증자 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두 배를 뛰어넘었다.

실제로 포스코가 지난 9월 5000억을 발행했고 GS칼텍스가 회사채 2500억 원을 발행했다. 한진해운도 계속되는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터미널 매각과 유상증자, 한진에너지의 유상감자 등으로 4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며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미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재정위기의 재점화되고 미국의 경기 상황이 불투명하게 돌아가면서 저조한 3분기 순이익 성적표를 내밀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중 상장 계열사(연결재무제표 기준)의 3분기 순이익에서 삼성그룹 내 10개 상장사의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2.12% 감소한 4조28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의 6개 상장사의 순이익도 32.37% 떨어졌다. LG그룹 10개 상장사의 경우 지난 3분기 4256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SK그룹 만이 5개 상장사의 순이익에서 전분기보다 172.12% 증가한 2조2106억원의 순이익을 보였다.

◇ 4분기 이어 내년은 더 어렵다 = 올해 4분기 전망도 만만치는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의 11월 업황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2에 머물렀다. 전월 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09년 8월 기록한 80 이후 최저치다. 특히 내수기업의 업황전망 BSI도 10월 90에서 11월 81로 큰폭으로 하락했다.

문제는 내년 경제활동 여건이 더 어둡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가 새로운 위험국면에 직면했다며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5%에서 4%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 경제가 유럽지역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침체에 눌려 하강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IMF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올해 전망치 기존 전망치 보다 0.5%포인트 낮아진 4%로 조정했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해외 기관들보다 더 부정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표 참조>

글로벌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우리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해 19.7%로 예상한 수출증가율을 내년에는 10.0%로 하향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도 내년 수출이 9.4%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엇갈리는 대응

이같은 경기 악화 전망에 내실을 강조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적극적인 투자로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기업들도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호재가 될 만한 사안이 없는 만큼 공격적인 행보 보다 현금 확보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일부 기업은 경기가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는 불안감에 기업이 근본적으로 단행할 투자를 줄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가진 ‘2011년 삼성전자·협성회 동반성장 워크샵’에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설명하며 “세계 경제가 어렵고, 경기가 안 좋아도 열심히 힘을 합쳐 노력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 상황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브랜드를 각인시키면 경기가 좋아지면 자동으로 판매량은 올라가고, 경영여건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경기 상황을 지켜봐야 해 아직 내년 사업계획의 방향을 잡기도 어렵지만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해서 모든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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