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주식고수]⑲존 네프(John Neff)

입력 2011-10-25 10:25 수정 2011-11-0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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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만이 최고 심판관” 절대적 가치투자

존 네프(John Neff)는 워렌 버핏(Warren Buffett), 피터 린치(Peter Lynch)와 함께 월스트리트의 ‘3대 전설’로 꼽힌다. 1995년 미국 포춘(Fortune)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현직 펀드매니저들이 존 네프를 ‘자신의 자산을 가장 맡기고 싶은 펀드매니저’로 꼽았다. 그는 31년간 하나의 펀드를 운영하며 누적수익률 5546.4%를 기록했는데, 30년이 넘도록 시장 평균수익률을 상회한 기록은 앞으로 다시는 나오기 힘든 대기록으로 평가된다.

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을 처음으로 소개하고 “PER이야말로 주식시장 최고의 심판관”이라는 원칙을 평생 지켰다. ‘절대적인 가치투자자(absolute-value investor)’라고 불릴 만큼 시장 분위기와 상관없이 자신의 목표가격을 유지하는 뚝심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그는 ‘완벽한 시장역행 투자자(consummate contrarian)’라는 별명도 동시에 갖고 있다.

◇저 PER주에 투자하라 = 네프는 스스로를 저PER 공략가(Low Per Shooter)라고 불렀다. 그는 저PER 주식에 투자할 경우 두 가지의 추가소득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업의 이익이 늘어남에 따라 내재가치가 커지는 소득이 첫 번째고, 다른 투자자들이 이 주식을 주목하게 됨에 따라 얻는 소득이 두 번째다. 그는 “저 PER주는 때때로 상상을 초월하는 잠재력을 갖는다”며 “많이 오르고 적게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네프에 따르면 결국 투자의 성패는 ‘싼 주식’을 고르는 데 달려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주식가운데 어떻게 저평가 주식을 찾아낼까?

네프는 이를 위해 뒤에 ‘네프의 공식(Neff formula)’으로 불리게 된 하나의 수식을 만들었다. 해당기업의 배당수익률과 이익성장률을 더한 다음 현재 PER로 나누는 것이다. 이렇게 계산한 ‘총회수율(Total Return Ratio)’이 2를 넘지 못하면 투자후보에서 제외했다.

즉 현재 주가를 반영한 PER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 것이다. 네프는 특정 기업의 성장잠재력이 아무리 커도 주가가 떨어져 PER가 낮아지지 않는 한 그 기업의 주식을 매입하지 않았다. 총회수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까다롭게 골라라 = 총회수율 조건을 충족한다고 해서 무조건 매입하는 것은 아니다. 네프는 여기에 까다로운 원칙들을 더했다. 이익성장률이나 배당수익률이 높아져 총회수율을 떨어뜨린 것은 아닌지 검증을 거듭했다.

어떤 종목이 네프의 눈에 들려면 최소한 연평균 7%정도의 이익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고, 건전한 대차대조표와 충분한 현금흐름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 해당 업종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을 상회하고, 유능한 경영자를 갖고 있으며, 낮지만 꾸준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좋은 제품과 서비스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시장전망도 밝아야 한다.

반면 20%이상 성장하는 기업의 주식은 투자후보에서 제외했다.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정도의 높은 성장률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배당률도 고려했다. 그는 시장평균 배당률보다 높은 종목을 원한다. 현금수입인 배당금은 시장이 약세일 때 특히 중요하다. 최소한의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새로운 투자의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네프는 “내 펀드 운용기간 중 시장평균 수익률보다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 중 절반은 배당수입 덕분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익 실현 타이밍도 중요하다 = 그는 동시에 “파는 것이 사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네프가 다른 성장주 투자자들과 구분되는 점이다. ‘주식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는 증시 격언대로, 네프는 투자한 주식이 어느 정도 오르면 주저하지 않고 이익을 실현했다.

그는 자신이 정한 목표수익률의 70%를 실현한 시점을 매도 기준으로 삼았다. 이 시점에서 보유주식의 70% 정도를 매각하고, 나머지는 더 오르면 매각한다. 만약 1차 매각 이후 주가가 내림세가 됐다면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가 다시 적정가격이 되었을 때 팔았다. 그는 특히 최초 매각시점이 목표수익률 100%가 아니라 70%인 이유를 설명하며 “당신으로부터 주식을 매입하는 투자자를 위해서 (투자수익을) 남겨라”고 충고했다.

네프는 “(나처럼) 강세시장에서 팔고, 약세시장에서 사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종목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서 당신은 옹고집이 돼야 하고, 어리석다는 소리도 감수해야 할 것이며, 주위에 당신과 같은 사람을 찾아보기도 힘들 것이다”라며 용기있는 투자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존 네프의 11대 투자원칙>

1. 그날의 저가주를 공략하라. 최저가 종목 중 탄탄한 기업 1~2곳은 반드시 있다. 실적악화 등 치명적 결함이 없다면 곧 반등한다.

2. 비인기주를 찾아라. 가령 구조조정이 알려지면 투매가 일어난다. 그러나 투자자는 구조조정 이후의 매력을 봐야 한다.

3. 양질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기업을 찾아라. 성장세 지속은 결정적인 호재다.

4. 다른 사람이 모르는 투자기회를 포착하라. 기업관계나 상호지분 등을 찾아보면 둘 사이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5. 잘못 분류된 기업을 찾아라. 겉은 경기순환주인데 상품구성비를 뜯어보니 경기에 무관한 제품 비중이 더 높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투자대상이다.

6. 임계치를 확보한 기업을 찾아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고성장기업은 경계대상이다.

7. 덤의 기회를 포착하라. 저 PER주 투자는 덤을 얻을 기회를 자주 준다. 악재에 시달리던 기업에 갑작스런 호재가 생기면 투자자들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8. ‘나만의 능력’을 적극 활용하라. 체험을 통해 알고 있는 기업·업종에 대한 인지수준을 높이는 것이 좋다.

9. 좁은 영역에 얽매이지 말라. 잘 하는 업종만 사면 분산투자에 실패한다. 총체적 역량을 챙겨야 한다.

10. ‘나만의 지평’을 확장하라. 하루 종일 여러 회사와 맞닥뜨리는 것부터 저 PER주 탐색이 시작된다. 식사를 하면서 식자재 회사에 대하 탐색하는 식이다.

11. 투자 소신을 세워라. 투자는 복잡하지 않은데 투자자가 투자를 복잡하게 만든다. 종목 이해에 도움이 되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투자 소신을 꾸준히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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