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사망’…리비아 앞날은?

입력 2011-10-20 22:18 수정 2011-10-2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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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간 갈등·오랜 독재정권으로 인한 리더십 부재…정치공백 우려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가 체포·사망함에 따라 42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현지 독재 정권도 막을 내렸다.

이에 따라 세계는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리비아의 앞날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부족과 지역 간 갈등으로 화합이 쉽지 않을 것이어서 리비아 반군국가위원회(NTC)가 새로운 민주정권을 창출할 수 있을 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 독재 몸부림, 8개월 만에 종지부 = 카다피 전 국가원수는 리비아에서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지 약 8개월 만에 고향 시르테 근처 모래밭에서 굴곡진 일생을 마감했다.

리비아 과도 정부군은 20일(현지시간) 카다피의 고향이자 최후 거점인 시르테에서 수 시간의 격렬한 교전 끝에 그를 생포했으나 심한 부상으로 곧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NTC의 고위 관리인 압델 마지즈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소속 전투기가 서쪽으로 향하던 카다피 호위행렬을 발견하고 공격했다”며 “카다피가 두 다리 등에 심한 부상을 입고 결국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카다피는 민주화가 시작된 지 8개월 만에, 수도인 트리폴리에서 쫓겨난 지 겨우 2개월 만에 결국 사망했다.

◇ 희비 엇갈리는 리비아, 최대 문제는 ‘부족간 갈등’ = 튀니지발 중동의 민주화 바람을 타고 시작된 ‘재스민 혁명’의 불길에 철옹성같던 카다피 정권도 무너졌다.

카다피의 사망과 함께 독재 정권이 사실상 붕괴하면서 리비아의 앞날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현지인들은 “카다피 정권 시절보다는 생활수준이 나아질 것”이라 낙관하지만 3자 입장에서 리비아는 여전히 혼돈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평가다.

우선, 부족 수가 140여개에 이르는 만큼 대승적 화합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카다피에 맞서 투쟁을 이끌어온 TNC 내부에서도 분란이 발생했고 반군 간 무력 충돌이 빚어져 사망자가 나온 것도 부족이 수 갈래로 나뉘어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리비아 사태의 이면에는 동·서 간 지역 갈등도 존재한다.

서부의 트리폴리타니아와 동부의 키레나이카, 남부의 페잔을 각각 상징하는 녹색과 검은색, 빨간색 등 삼색으로 구성된 반군 깃발이 그 방증이다.

◇ NTC, 리비아 민주화 이끌까 = 일각에서는 카다피에 대항해 반정부 시위를 이끌어온 NTC가 새로운 민주 정권 창출에 필요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애초 NTC는 지난 달 18일 새 과도정부의 내각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당시 NTC 2인자인 마흐무드 지브릴은 “많은 장관직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지만 일부 각료직에 대해서는 충분한 토의가 이뤄지지 않아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탄생하면 리비아는 민주주의를 추구하되 이슬람 국가로 거듭날 것으로 보고 있다.

NTC가 포스트 카다피 체제에 대비해 마련한 로드맵의 입헌 선언문에 따르면 “리비아는 민주독립국가이고 국민이 주권의 원천이다. 수도는 트리폴리, 국교는 이슬람으로 정하고,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토대로 입법 행위가 이뤄진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반군은 또 로드맵에서 카다피 퇴진 이후에는 헌법에 따라 8개월 내로 권력 이양을 위한 선거를 치를 것이라는 내용의 안도 마련했다.

◇ ‘포스트 카다피’는 누구 = 카다피 정권이 붕괴되면서 ‘포스트 카다피’ 시대를 누가 이끌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카다피 시대를 이끌 인물로 단연 압델 잘릴 NTC 위원장을 영(0)순위로 꼽고 있다.

잘릴 위원장은 카다피 체제 아래에서 2007년부터 법무장관을 지냈으나 지난 2월 비무장 시위대에 대한 실탄 사격에 항의해 정부 각료로는 처음 사임했다.

잘릴과 함께 NTC에서 국방장관직을 맡고 있는 오마르 알-하리리도 반군의 선전과 더불어 급부상한 인물이다.

그는 1969년 카다피 주도의 쿠데타에 참여했지만 1975년 동료 장교들과 함께 카다피 정권 전복을 모의하다 발각돼 사형을 선고받고 투옥됐다.

알-하리리는 이후 15년간 옥살이를 하다 1990년 감형돼 출소한 뒤 토브루크에서 연금생활을 해 오다 NTC에 합류했다.

그러나 카다피의 독재체제가 무려 40년 넘게 지속하면서 야당이나 시민·사회·노동·종교단체 등 대체 세력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당기간 권력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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