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논쟁 강만수 ‘판정패’?

입력 2011-10-07 10:54 수정 2011-10-0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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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저리로 은행 빌려주면 유동성 해결”

이팔성 “한은에 손벌리면 은행신인도 떨어져”

전문가 “위급상황 아닐 때 지원은 부작용 많아”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외환보유액 논쟁이 뜨겁다.

강만수 회장은 6일 청와대가 주관하는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3000억달러를 풀어 저리에 빌려주면 은행 유동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팔성 회장은 “중앙은행에 손을 벌리면 은행 신인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국내 대표적인 지주사 회장들이 대통령 앞에서 외환보유액 논쟁을 벌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단지 조달금리가 높아졌다고 외환보유액을 지원하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며 달러를 못 구할 정도로 자금경색이 왔을 때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외환보유액을 은행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아무리 높은 금리를 지불해도 달러를 못 구하는 위급상황이냐는 판단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위급상황이 아닐 때 은행에 빌려주다가는 진짜 위급상황이 오면 외환보유액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며 “지난 외환위기 때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이 은행에 묶여있어 가용 외환보유액이 10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보유액은 은행에 불이 났을 때 긴요하게 써야지 목이 마르다고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 재경원 차관을 지낸 강 회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외환보유액을 함부로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누구보다 알만한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는 건 이해가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달러를 조달해 다른은행에 풀어야 하는 국책은행 수장이 제일 먼저 외환보유액을 달라고 손을 벌리는 것은 시장에 좋지 않은 신호만 준다”고 지적했다.

외환보유액을 은행에 풀면 국가 및 은행의 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기초여건이 심각하게 나빠지지 않은 때에 외환보유액을 은행에 풀면 국가 신인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외환보유액 중 일부가 은행에 묶여 환율 급변동 등의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하 교수는 “‘지금이 어려운 시기다’라는 것을 시장에 알려주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 초 유럽중앙은행(ECB)가 유럽 2개 은행에 달러를 대출해줬다는 소식에 유로존 은행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일제히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가산금리가 올라간 배경에 대한 분석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현재는 만일의 위기에 대비한 달러를 앞다퉈 구하려는 가수요 때문에 금리가 올라간 만큼 저리로 은행에 외환보유액을 빌려주면 되레 은행이 방만한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재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드는 가산금리가 올라간 것은 리스크를 대비한 가수요가 생겼기 때문이다”며 “현 상황에서 은행에 저리로 빌려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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