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에게 듣는다]남동규 우리투자증권 PE그룹장

입력 2011-09-16 11:09 수정 2011-09-1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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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투자 관건은 사람이다” 경영진 열정·능력이 투자 대상 핵심요소

“사모펀드(PEF)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주변환경은 예상과 달라질 수 있지만 회사의 경영진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결혼할 때 집안, 학벌, 출신학교보다도 나와 맞는 사람인지가 가장 중요하듯 경영진의 열정과 능력이 투자대상을 판단하는 핵심요소가 됩니다.”

우리투자증권 PE그룹의 수장을 맡고 있는 남동규 이사는 PEF운용에서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PEF는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특정기업의 지분을 대량으로 인수하는 펀드다. PEF를 운용하는 PE그룹은 지난 2007년 PI그룹으로 탄생했다. PI(Principal Investment)는 증권사 자기자본으로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성과는 눈부셨다. 지난 2007년 386억원을 투자해 20%를 인수한 대만의 3대 케이블방송업체인 TBC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각 완료하면서 190억원의 투자수익을 거둔 것이 대표적. 남 그룹장은 “당시 3명이던 부서원이 2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려 회사 입장에서는 1인당 생산성을 굉장히 높여준 투자”라고 말했다.

PI그룹 설립 이후 총 1748억원의 투자에서 현재까지 회수된 금액은 투자원금 1317억원을 포함해 총 1677억원. 연평균 투자수익률도 16.61%에 달한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PI투자에서 큰 손실을 입었지만 우리투자증권의 투자손실은 전무했다.

남 그룹장은 이처럼 손실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사실 남 그룹장은 2007년 PI그룹장에 취임하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선언, 주위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당시 증시가 호황이라 공격적인 PI투자가 각광받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남 그룹장은 “리스크 회피와 리스크 관리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리스크 관리는 투자할 상품을 정확히 파악해 수익률을 위해 얼마만의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PI그룹에서 PE그룹으로 이름을 변경하면서 리스크 관리는 한층 더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제는 PEF를 운용하면서 외부 투자자들의 자금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PI나 PEF의 투자 대상은 유동성이 없는 중장기성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낯선 길에서는 어떤 위험이 나올지 몰라 함부로 뛰어 갈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투자상품 선정에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는 “그룹장의 심사가 좀 과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최일선 부서에서 적극·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검증하지 않으면 결국 투자에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리스크를 판단하는 기준은 투자대상 회사의 기술력, 재무상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사람이다. 남 그룹장은 “불과 2~3년 전만해도 LG전자가 초콜릿폰으로 승승장구하며 스마트폰의 등장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결국 큰 타격을 입었다”며 “돈과 학벌만 보고 결혼하면 헤어지는 경우가 많듯 경영환경보다 경영진을 판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큰 성공을 거둔 TBC의 지분 인수도 투자파트너였던 영국계 펀드와 지속적으로 쌓아 온 신뢰를 통해 소개받은 딜(deal)이었다. 사람을 중시하는 그의 투자방식이 빛을 발한 것이다.

이런 그의 투자철학은 부하직원들에게도 그대로 나타난다. 남 그룹장은 “아직은 PEF시장이 그리 크지 않지만 곧 큰 무대가 열릴 테니 실력을 충분히 갖춰 놓으라고 부서원들에 주문한다”며 변호사, 연구원, 회계사 등 각자의 분야를 포기하고 투자시장에 뛰어든 그룹원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금융회사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전부’라고 생각한다는 남 그룹장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운이 따라줘야 하지만 손실을 입지 않는 것은 ‘실력’ 그 자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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