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최초의 뱅크런 사태, 광복과 함께 있었다

입력 2011-09-1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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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금인출사태(뱅크런·Bank Run)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에 이르렀다는 기사를 자주 나왔습니다. 예금인출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은행이 고객의 예금을 돌려줄 수 없게 돼 정부가 강제적으로 영업정지를 내린 것입니다.

이같은 뱅크런은 금융위기와 함께 나타납니다. 금융위기로 인해 예금자들이 불안감을 가지면서 돈을 찾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그 중 우리나라 110년의 근대금융사(史) 중 최초의 뱅크런 사태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일제의 패망으로 일본인의 철수가 시작됨에 따라 일본인이 각종 금융기관 예금을 일본으로 송금하려 하거나 조선은행권(지금의 원화)을 인출하고 다시 일본은행권(지금의 엔화)로 교환하려는 움직임이 일시에 나타나면서 뱅크런이 발생한 것입니다.

미군이 한국에 진주하기 직전에 일본인이 장악하고 있던 금융기관은 일본인의 예금인출 사태에 직면해서도 지불유예령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일본인과 한국인의 예금인출이 급속히 대량으로 이뤄졌고 그에 따라 조선은행권 발행액을 급증했습니다. 즉 1945년 8월 15일 현재 은행권 발행액은 49억7500만원이었고 예금액은 41억8000만원 이었으나 그해 9월 말에는 은행권 발행액이 86억8000만원으로 증가했고 반면에 예금액은 19억8700만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해방 직후 한달 반 동안에 예금액의 52%가 인출됐던 반면에 은행권은 75%가 증가했던 것입니다.

특히 모든 금융기관은 당시의 은행권 남발에 의한 현금 급증에도 불구하고 예금인출 사태의 여파로 예금의, 격감을 복구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같은 예금인출 사태는 미군정이 조선은행(오늘날 한국은행)을 완전히 접수하고 조선은행의 긴급대출이 확대된 10월 이후에야 수습 국면에 접어들게 됩니다. 그러나 각 금융기관은 예금인출 사태에 따른 현금 보유부족 등으로 인한 준비금 부족으로 조선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야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에 조선은행은 4억원에 해당하는 자금을 준비금 부족 상태에 있는 금융기관에 긴급히 대출해 주게 됩니다.

이처럼 해방 직후 겪었던 각 금융기관의 예금인출사태는 조선으행의 발권력에 의존해 해결하게 됐습니다. 다만 통화가 시장에 많이 풀리면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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