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영화판도 쥐락펴락…상영관 못구하면 정말 죽을맛"

입력 2011-09-1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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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인들의 '뒷담화'

겉으로 화려하다. 그런데 속내를 들여다 보면 반드시 그렇지 않다. 충무로 영화판 이야기다. 얼마전 충무로에서 잘나가는 영화감독, 프로듀서, 배우들이 몇몇이 모였다. 그들의 뒷담화를 풀어본다.

사실 영화판처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는 연예판도 없다. 대기업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큰 손은 롯데그룹과 CJ그룹다. 롯데시네마와 CJ엔터테인먼트로부터 투자를 받느냐, 못맏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특히 영화는 상영할 극장을 확보 것도 전쟁이다. 영화제작자들은 스크린확보가 관건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이때문에 영화계는 대기업들의 손에 쥐락펴락되고 있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돼버렸고 고백한다. 배우 K씨는 “주인공이니까 당연히 인기를 끌고 롱런하겠지하는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연기를 한다. 시사회도 만족스럽게 끝났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스크린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연기만 잘한다고해서 영화가 살아남다는 것은 큰 오산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래서 우스개소리도 있다. ‘퐁당퐁당’이 그것이다. 저예산 영화가 오픈하자마자 대기업에서 투자한 영화에 밀려 스크린을 내릴때 자조섞인 투로 주고 받는 말이다.

하지만 대기업에서 손을 댄 ‘해운대’는 국내 유명 극장가에 오랜기간 동안 상영되는 등 스크린을 독차지해 많은 관객들을 끌어모았다. 실제 해운대는 전국 2200개의 스크린 중 1000개를 독차지 한 바 있다.

연간 영화편수는?

대략 80편 정도. 하지만 대기업 투자를 받는 영화는 고작 10여편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대기업 투자를 받지 못한 70여편의 영화들은 수명이 짧다. 개봉작이라는 단어가 머리에서 가시기도 전에 이미 간판이 내려진다. 그래도 이는 나은 편. 1~2년 동안 개봉이 미뤄지기도 하고 스크린에 걸리지도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중경 L 영화감독은 “비록 저예산이지만 2년 정도 땀흘려 제작하고도 스크린을 못타면 죽고 싶은 심정이 든다. 빚에 시달리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밑빠진 독을 메우려 다시 투자를 받아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는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저예산 영화가 모두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흥행몰이했던 ‘풍산개’는 2억 규모로 만든 영화지만 관객 70만을 불러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풍산개’는 저예산 영화이면서도 특별한 방식으로 인건비를 없앤 영화 중 하나다. 주연을 맡았던 윤계상은 개런티를 단 1원도 받지 않았다. 대신 영화 투자금으로 돌려 지분을 확보했고, 스텝들 역시 같은 방법으로 한푼도 인건비를 받지 않았다.

영화제작 비용은 얼마나 들까. 사실은 다다익선이다.

2006~2007년까지 영화는 다소 거품이 많았던 시기.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의 제작비용이 평균 47억원~50억원선. 2008년 금융위기는 영화계에도 큰 충격을 안겨주면서 영화인들 역시 허리띠를 졸라맸다. 최근 흥행작 제작비용은 40억원 안팎이다. 물론 이것은 평균비용. 100억원 이사의 스케일이 큰 영화도 있고 3억원 규모의 저예산 영화도 있다.

충무로에서는 투자, 배급 외에 주연배우 섭외도 전쟁을 치른다. 보통 40억원 규모 이상의 영화들은 ‘블루칩’ 급 배우만을 고집하는데 블루칩 배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결국 저예산 영화는 흥행보증수표의 블루칩 주연배우 발탁은 꿈깥은 이야기다. 배우들도 그들만의 용어가 있다. 블루칩 배우는 소위 ‘다마’라고 한다. 여배우는 전도연을 손 꼽는다. 남자는 송광호, 황정민, 이병헌, 설경구 등이 주가를 올리는 배우다. 이들은 이미 두 세 작품이상의 영화에 캐스팅된 상황이다.

보통 이 배우들이 소속된 기획사에는 하루에도 수십권의 시나리오가 배달되지만 투자규모나 배급사가 열약한 시나리오는 휴지통에 바로 버려진다.

영화를 선택할 때 ‘다마’ 급 배우들은 1차적으로 본인이 직접 고른다. 그 후 소속사와의 상의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계약서가 아닌 구두로 이뤄진다. 대부분이어서 제작사에서 투자나 등 여러가지 상황들이 꼬이게 되면 배우들은 미련없이 다른 영화로 발길을 옮긴다. 또 흥행을 보장하는 주연배우 자리가 구멍이 나는 경우 배급사나 투자자 측도 성급히 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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