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통큰 기부’, 5년 전 약속 지켰다

입력 2011-08-28 17:39 수정 2011-08-2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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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비자금 사태 때 1조 주식 헌납 약속…‘말뿐인 기부’ 의혹서 해방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000억원 상당의 사재(현대글로비스 보유 주식 263만1579주)를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이하 해비치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 회장은 이번 사재 기부의 목적을 “저소득층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기금 조성”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오래 전부터 개인적 차원의 사회적 기부 방안을 고심해왔다. 특히 사회 구조의 변화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보다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상황을 접하면서, 대기업 총수로서의 역할과 대안을 꾸준히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번 기부는 5년 전 언급한 ‘정몽구-정의선 부자(父子) 1조원 주식 헌납’ 약속의 준수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2006년 봄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태와 장남 정의선 당시 기아차 사장에 대한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으로 큰 시련을 겪었다.

이때 정 회장은 사죄의 의미로 본인과 정의선 사장이 보유한 1조원 상당의 현대글로비스 주식 총 2250만주를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식 헌납 발언 이후 현대차그룹은 2007년 10월 해비치재단을 설립했고, 순차적인 기부를 통한 기금 조성으로 사회공헌 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2007년 600억원, 2008년 300억원, 2009년 600억원 등 총 기부액이 1500억원 수준에 그쳤고, “말 뿐인 사회공헌 약속이 아니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번 기부로 상황은 역전됐다. 정 회장이 5000억원을 기부하면서 총 기부액은 6500억원으로 대거 늘어났다. 약속된 주식 헌납 액수 목표에도 절반 이상을 달성하면서 이른바 ‘면피용 기부 공약 의혹’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게 됐다.

이번 기부는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의 대표적 사례라는 해석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공생발전’ 국정 화두에 대한 화답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이 이번 기부를 통해 최근 세계적인 흐름이 되고 있는 ‘착한 부자’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번 기부는 정몽구 회장의 ‘아산나눔복지재단’ 불참 의혹도 말끔히 씻었다는 해석도 있다.

정 회장은 동생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설립을 주도한 ‘아산나눔복지재단’에 불참해 온갖 억측이 난무했다. 그러나 정 회장이 5000억원을 기부함에 따라 궁금증은 말끔히 해소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회공헌에 대한 정 회장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면서 “저소득층 미래 인재 육성 및 지원을 해비치 재단의 최우선 사업으로 삼고, 구체적인 사회공헌사업 실행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사회 각계각층 전문가들 의견을 고루 반영해 정 회장이 기부한 사재 5000억원을 저소득층 미래 인재 육성, 미래 첨단분야 과학영재 지원, 저소득층 우수 대학생 지원 사업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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