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재발견] 발트 3국, 부활 신호탄 쏘아올려

입력 2011-08-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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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구조조정으로 경제위기 탈출...올해 고성장 기록하며 ‘발트해의 호랑이’ 명성 찾아

(편집자주: 글로벌 투자자들의 눈이 동유럽에 쏠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헝가리와 루마니아 등이 구제금융을 받는 등 심각한 위기를 겪었던 동유럽이 최근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리스를 비롯해 남·서유럽 주요국이 재정위기에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동유럽은 저렴한 인건비와 날로 성장하는 소비시장, 풍부한 천연자원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동유럽 주요국의 경제 현황과 전망을 10회에 걸쳐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러시아, 세계 5위 경제대국 노린다

② 동유럽 경제 선두주자 폴란드

③ 체코·슬로바키아, 동유럽의 경제 강소국으로 부상

④ 헝가리, 동유럽 산업허브 노린다

⑤ 루마니아, 경제개혁으로 IMF 우등생으로 거듭 난다

⑥ 세르비아, 발칸반도 맹주 노린다

⑦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옛 유고 영화 살린다

⑧ 빈곤 탈출에 안간힘 쓰는 불가리아

⑨ 자원부국 우크라이나가 뜬다

⑩ 발트 3국, 부활 신호탄 쏘아올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기 위한 기지개를 활짝 펴고 있다.

발트 3국은 인구도 적고 오랜 기간 스웨덴 폴란드 러시아 독일 등 인근 강대국들의 지배를 받았으나 지난 1991년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 불과 20년 만에 탄탄하고 내실있는 국가로 성장했다.

지난 200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에 3국 모두 가입하면서 유럽의 새로운 강소국으로 떠올랐다.

이들 3국은 민영화와 개방정책 등을 통해 지난 2000년대 중반 7%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발트해의 호랑이로 불렸으나 금융위기 당시 유럽 국가들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에스토니아가 지난 2009년 -13.9%, 라트비아가 -17.8%, 리투아니아가 -14.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수출확대 등의 노력에 힘입어 발트해의 호랑이는 서서히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9일 에스토니아의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탄탄한 정부 재정상태와 빠른 경기회복세가 신용등급 상향의 주요 원인이라고 S&P는 설명했다.

혹독한 긴축정책을 실시하면서 지난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에스토니아만 유일하게 재정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좋아졌다.

수출이 지난 6월에 전년보다 43% 증가하는 등 경제성장 속도도 다시 붙어 지난 1분기 EU 국가 중 가장 높은 8.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비오레타 클리빈스 단스케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볼 때 에스토니아의 경제와 재정상황은 매우 좋다”면서 “다만 글로벌 경제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출 수요 둔화와 높은 실업률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실업률은 1년 전의 20%에서 현재 14%로 낮아졌으나 EU 평균인 10%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라트비아는 지난 2분기에 5.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7년 4분기 이후 최고치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지난 2008년 구제금융을 받는 등 한때 국가 부도의 위기에 몰렸으나 세금인상과 공무원 임금 삭감, 지출 감축 등 고통스러운 구조조정 끝에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사설에서 라트비아는 미국보다 더 끔찍한 경제위기를 겪었으나 정치권과 국민들이 똘똘 뭉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이는 미국이 가장 배워야 할 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리투아니아도 지난 2분기에 6.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산업생산이 전년보다 10.4%, 소매판매가 24.6% 증가하고 수출 성장률도 20%가 넘는 등 내수와 수출이 균형 있게 성장하고 있다.

리투아니아 중앙은행은 지난 11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5.6%에서 6.2%로 상향 조정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발트 3국이 심각한 경제위기에서 빠져 나온 것은 긴축재정 속에 성장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리스 등 다른 나라들에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경제위기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이들 3국이 자국통화 가치를 내려 수출을 통해 경제회복을 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발트 3국은 이런 쉬운 길 대신 공공지출 감축과 임금 삭감 등 정면돌파를 통해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길을 택했다.

지난해 10월 라트비아 총선과 올해 3월 에스토니아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승리하는 등 국민들이 고통스러운 정부의 긴축정책에 대해서 변함없는 지지를 보낸 것도 이들 국가가 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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