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럽 채무위기 악화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커지면서 금·채권 등 안전자산 인기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의 불안심리가 가시지 않는 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손 꼽히는 금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급등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선물 값은 사상최고가를 기록해 온스당 1670달러대를 돌파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후 아시아시장의 첫 거래일인 8일 오전 9시 현재 금 선물은 1685달러를 돌파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국채 역시 투자자금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10년물은 2.40%대, 30년물은 3.67%대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2.40%대로 지난 1950년대 수준으로 돌아갔다. 국채 단기물의 수익률은 더욱 떨어졌는데 2년물 금리는 한때 0.2527%까지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1개월물·3개월물도 수요가 몰리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채권시장의 반응은 더욱 크고 즉각적이다. 지난 5일 미국과 유럽 경기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위험 자산의 가치는 몰락하고 채권은 부각됐다. 5년물 금리는 하룻동안 13bp 하락하며 3.77%를 기록, 10개월래 최저로 마감했다. 10년물은 4.01%로 전일대비 11bp 내렸고 20년물은 4.03%로 전일대비 12bp 떨어졌다. 이날 10년물은 연중, 20년물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김지만 우리선물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기는 했지만 아직 S&P를 제외한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아 신용등급 이슈의 영향력이 제한될 수 있다”며 “특히 지난 주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인 점도 일방적 강세를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