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기술 새지평 연 ‘DRM’…세계가 감탄

입력 2011-07-27 22:00 수정 2011-07-2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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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에 부는 女風】 보안솔루션 전문기업 테르텐 이 영 대표

만약 유료 콘텐츠 서비스 사업을 진행할 경우 콘텐츠의 불법 복제 및 무단 사용이 늘 걱정일 것이다. 또 회사 기밀문서를 관리하는 직원이라면 정보 유출이 늘 염려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 방지하기 위해 디지털저작권관리(DRM) 분야에 10년 이상 몰두해 온 전문가가 있다. 테르텐 이영 대표다. 그는 정보자산보호분야와 유비쿼터스 디지털 콘텐츠 보안 기술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로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테르텐 이영 대표. 이 대표는 10년 전 디지털저작권관리(DRM) 분야의 가능성을 직감하고 콘텐츠 보안솔루션 기업 테르텐을 설립했다.
◇DRM으로 유료컨텐츠 불법복제 막는다= 지난 1990년대 초반 카이스트 박사과정에서 암호론을 공부하던 이 영 대표는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많았다. 실리콘밸리 신화에 영향을 받은 국내시장은 디지털 세상으로 바뀔 것 같은 꿈에 부풀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거품이 많았던 소프트웨어 업계에 알맹이가 꽉 찬 회사들이 많지 않다는 결론을 낸 이 대표는 지난 2000년 콘텐츠 보안솔루션 기업인 테르텐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감안해 디지털저작권관리(DRM) 분야에 몰두했다. DRM은 문서, 음악, 영화 등 디지털 콘텐츠의 불법 복제 및 무단 사용을 막아 제공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해주는 기술과 서비스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DRM을 중심으로 꾸준히 기술력을 키워온 테르텐은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속에서 기업들이 강력한 콘텐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테르텐은 현재 기간 및 횟수 제어, 캡쳐 방지 등 다운로드 시 다양한 정책 적용이 가능한 PC 다운로드 용 DRM, 라이선스 및 과금 정책을 통해 다양한 유료화 서비스 모델 가능한 Device 탑재용 DRM, 화면 캡쳐 방지 솔루션, 개인 데이터 보안 솔루션, 보안문서 반출 솔루션 등 DRM 기반의 다양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테르텐은 등본 등 민원관련 모든 서류에 대한 보안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경쟁사는 MS였다?= 설립 2년 만에 DRM 제품개발을 끝낸 이 대표는 판매에 앞서 고민에 휩싸였다. 경쟁사가 다름 아닌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였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그만 벤처기업이 MS보다 기술이 우위에 있음을 설명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 대표는 “차근차근 레퍼런스부터 쌓으며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유료 동영상 불법사용 방지 등이 필요한 영등포 고시학원 등에 찾아가 제품 사용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테르텐이 실제로 MS와의 승부수를 던진 시점은 지난 2003년이다. 한 연예인 A양 누드화보 서비스 해킹을 오픈 직전에 막지 못했던 MS가 불명예를 안게 돼 기회가 테르텐에게 돌아온 것. 이 대표는 "오픈 2분전 화보가 해킹됐고 MS는 그것을 막지 못했다"며 "디지털 컨텐츠를 막는 기술 경연장이 누드화보 서비스라고 할 정도로 해당 서비스가 유행했던 시절이었던 만큼 B양 화보 서비스 의뢰가 우리에게 들어왔고 무사히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이 성공 사례 이후 그 당시 정보통신부에서 디지털 성공사례 1호로 지정했고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사례발표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나니 모든 포털에서 테르텐이라는 회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며 어느 정도 대중들에게도 알려지게 됐다.

이 대표는 "여자로서 사업을 하다는 것 자체가 진입장벽이 높았지만 가치 있는 기술로 신뢰감을 쌓아가며 선입견을 깰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년 버텨 어느새 안정화= 공부만 계속해오던 이 대표는 외국 서적에서만 보던 트렌드와 실제 시장과의 갭으로 인해 사업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 대표는 "이론 위주로 가다보니 시장 흐름보다 빠른 제품을 만들었다"며 "국내에서 라이센스를 받기 힘들어 외국 진출을 모색했지만 인터넷도 거의 깔려있지 않아 팔 시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제품 대부분이 2003년에 만든 것으로 운이 좋아 지금까지 버틴 것 같다"며 "예측 없이 제품 만들고 회사를 차렸지만 10년을 버텨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10여년을 버텨오면서 순수 솔루션 개발 외 용역, 규모의 경쟁 등 많은 유혹이 있었지만 해야 하는 것 보다는 잘 할 수 있는 것을 택했기에 지금까지 유지해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실 테르텐은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한 어려움도 잘 극복해왔다. 이 대표는 "그 당시만 해도 초고속 망이 깔려있지 않아 네트워크 속도가 달랐다"며 "그 외에도 불법 콘텐츠로 인한 악성코드 등이 상당함에도 제품 안정화를 위해 PC에 보호 모듈을 자연스럽게 깔아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다양성, 변수가 존재하는 환경 속에서 이 대표는 솔루션 안정화를 위해 고군분투한 결과 2008년에 비로소 문제 발생률 0%를 달성했다.

이 대표는 "실제로 전국 피씨방 PC에 깔린 우리 서비스에 대한 작은 문제 하나만 생겨도 확인을 위해 지방을 다녔다"며 "작은 문제들을 모아 제품을 업그레이드 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까다롭기 유명한 일본이 인정한 회사= 이 대표를 앞세운 테르텐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DRM 분야에서는 리딩업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보안솔루션 T-Cocoon. 이는 USB 및 패스워드 인증방식을 통해 PC 내에 사용자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 및 반출할 수 있는 차세대 보안 솔루션이다.
삼성을 비롯한 유수의 기업 30군데 국내 단말기 업체 제품의 제조단계에 있는 칩에 모두 DRM 솔루션이 들어가며 기술 레퍼런스도 화려하다.

이 대표는 "G20 때에는 아셈타워에 센터를 구축해 경호원들이 쓰는 특수 단말기에 보안시스템을 납품했고 세계경제포럼인 다보스포럼에도 통신사 임원들의 갤럭시탭에 문서 보안 시스템을 탑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자리매김해가고 있는 테르텐은 실적 면에서도 안정화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는 상반기에 솔루션만 10억원, 영업이익은 40%를 예상하고 있다"며 "하반기의 경우 수출을 감안해 30억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테르텐은 품질 검증 과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 전자교과서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해외 진출도 적극적이다. 이 대표는 "일본 산수교과서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동격서적과 시험지 온라인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품질 검증에서 납품까지 2년이 걸렸으며 이제는 일본에서도 ‘테르텐’하면 보안과 연결 짓는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테르텐은 일본의 700~800여개 초·중·고등학교에 전자교과서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향후 수출에 대한 비전도 다부지다. 그는 "향후 5년 뒤에는 국내 매출 비중을 전체의 30% 이하로 만들어 우리 제품을 전 세계 3분의 1 시장에 판매되도록 할 것"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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