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모계사회] "친가보다 외가 더 좋아요"

입력 2011-05-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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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경제활동 늘며 전통적 가족관계 급변 ...처가살이 하는 남자 매년 급증

대한민국에서 여성의 입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新)모계사회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경제 활동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고모나 삼촌보다 이모·외삼촌이 더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등 과거 가부장(家父長) 중심의 가족관이 변화하고 있다. 신(新)모계사회의 여성의 위치와 역활 변화에 대해 집중 조명해 본다.

최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은 사상 최대인 1025만6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여성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남성이 지배하던 공무원 사회에 여성 진출이 눈에 띠게 증가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사법고시, 외무고시, 행정고시 등 각종 국가고시에서 여성 합격자 비율이 50% 내외를 기록하는 등 여풍이 거세다.

지난 5년간 사법고시 여성합격자 비율은 2008년 38.0%, 2009년 35.6%, 2010년 41.5%로 꾸준히 증가했다. 외무고시 여성 합격자 역시 2005년 처음으로 50% 이상(52.6%)의 합격률을 나타낸 후 2007년과 2008년 60% 이상의 높은 합격비율을 보이다 지난해에는 65.7%에 달했다.

공무직에 여성 합격자가 늘어남에 따라 고위직까지 진출해 여성의 섬세함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나랏일을 진두지휘하는 활약상도 이어지고 있다.

소득에 있어서도 남성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종합소득세 신고자 355만명 가운데 여성 신고자는 142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40%를 넘어섰다. 특히 종합소득금액 상위 10% 가운데 여성비율은 19.4%로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런 현상들이 한국사회 전통적 가족관 마저 변화시키는 등 신모계사회로의 진입을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

최근 한국 청소년들이 친가보다 외가쪽 친척을 더 가깝게 여기는 등 모계사회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는 신모계사회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중·고교생 69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가족으로 볼 수 있는 대상은’이라는 질문(복수응답)에 ‘이모’를 고른 응답자가 8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삼촌(81.9%), 고모(81.7%), 백부·숙부(79.8%), 이모부(78.7%), 외숙모(78.6%), 백모·숙모(78.2%), 친사촌(78.0%), 고모부(77.5%) 등 순으로 대체로 외가 쪽 친척을 친가 쪽보다 더 친밀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육아부담을 상대적으로 편하게 부탁할 수 있는 친정쪽 가족에게 맡기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한국 사회의 가족관이 전통적인 부계-혈연 중심에서 모계-생활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이 늘다 보니 남편의 가치관에도 큰 변화를 맞이했다. 과거 명절이나 경조사 외에는 왕래가 드물었던 처가와의 유대감이 증가하는가 하면, 처가살이를 하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대전에서 처가살이를 하고 있는 오영만(34)씨는 “우리 부부 직장이 처갓집 근처이기도 하고 아이들 문제 등으로 고민하다 지난해부터 처갓집에 들어가 살고 있다”며 “과거에는 처가살이 한다고 하면 색안경부터 끼고 봤는데 최근 사회 인식도 많이 변해서 처가살이 한다고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며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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