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광화문 연가, 할퀴고 간 시간을 노래하다

입력 2011-04-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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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연가

“시간이 나를 할퀴고 가는 기분이야... 몸에 나는 상처만 상처라는 법은 없지...”

故 이영훈 작곡가의 유작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송창의와 윤도현을 필두로, 김무열, 양요섭까지 가세해 80년대 감수성을 살려냈다. 특히 이문세의 주요 히트곡을 작곡한 이영훈 작곡가의 곡만으로 뮤지컬을 완성해 20대부터 50대까지 뮤지컬 장으로 이끄는데 성공했다.

뮤지컬은 작곡가 상훈(박정환)과 자신의 곡으로 콘서트를 만들고 있는 지용(양요섭)이 함께 ‘옛사랑’을 부르며 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막이 오른다.

유명 작곡가 한상훈은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80년대에 우연히 만난 최여주(리사)에게 반하지만 후배 현우의 고백에 말 한번 못하고 애만 태운다. 현우가 민주화 시위를 벌이다 군에 잡혀간 사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만 그가 제대하자 상훈은 또 다시 말 한번 못해보고 그녀 곁을 떠난다.

이 중 상훈(송창의)은 극중극으로 등장해 현재와 과거를 지우듯 그리듯 연결한다. 1980년대 노래를 중점적으로 펼쳐내고 관객은 익숙한 음악과 극에 빠져든다. ‘광화문 연가’를 대표적으로 ‘깊은 밤을 날아서’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 ‘시를 위한 시’등 이영훈 작곡가의 대표적인 노래는 이 뮤지컬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었다.

양요섭 변신도 훌륭하다. 그룹 ‘비스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가수 양요섭은 유명세만큼이나 뮤지컬 출연으로 관심을 모았다. 극에서도 가수로 등장하는 그는 어린 나이에 가질 수 있는 풍부한 감성을 연출해내는데 성공했다.

작곡가의 유작만으로 뮤지컬 하나를 완성했다는 건 높이 살만 하다. 대사의 비중을 최대한 줄이고 노래만으로 연결고리를 만들어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도 마련돼 있었다. 80년대 배경의 시위와 진압장면에서는 전경들이 방패를 들고 나와 시위를 진압하지만 서정적인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밝지만은 않았던 시대에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 냈던 이영훈의 고뇌를 작품에 녹이려 애쓴 흔적도 엿보인다. 하지만 극중 여자 주인공인 여주가 사랑한 게 상훈과 현우 중 누구였는지는 극이 끝나고 나서도 해결되지 않는다.

80년대 추억을 기반으로 깔고 시작하는 뮤지컬 덕에 젊은 관객부터 40대 이상 관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공연 후반부에는 ‘이세상 살아가다 보면’과 ‘붉은 노을’을 전 출연진이 함께 열창해 모든 관객이 환호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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