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경제 대침체] ㊤ 美 무너진 자존심...경제 외교 총체적 위기

입력 2011-04-12 11:00 수정 2011-04-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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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 소진에 빚더미로 경제 '첩첩산중'...중동 정세불안, 외교력 약화의 방증

(편집자주: 글로벌경제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이른바 선진경제의 영향력이 약화하고 아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경제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경제의 구조적인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부터 혁신을 내세우며 '선진국'이라는 이름으로 주도권을 행사한 선진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3회에 걸쳐 선진경제의 현황과 문제점, 전망을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 미국, 무너진 자존심...경제·외교 총체적 위기

㊥ '느림보 구경제' 유럽 어디로

㊦ 일본, 일어버린 100년되나

▲미국 경제성장률 추이(2010년 4분기 3.1%)
‘세계 유일의 슈퍼파워’를 자처하던 미국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성장 엔진의 고갈과 불어나는 채무로 경제는 휘청거리고 중동의 정세불안으로 외교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른바 ‘혁신의 역설’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 경제학 교수는 최근 발간한 저서 ‘대침체(The great stagnation)’를 통해 "미국이 지난 2세기 동안 이룩한 기술혁신은 이제 소진되기 시작했다”며 “획기적인 성장엔진을 찾기 힘들어지면서 대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전망은 암울하다.

그는 “미국이 ‘낮은 가지에 열린 과일(low-hanging fruit)’로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시대가 재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혁신 역량이 소진되면서 더 이상 ‘혁명적인(revolutionary)’ 발견을 찾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기업이 혁신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지만 문제는 기업혁신이 과거만큼 높은 성장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신경제의 주역인 인터넷산업의 고용창출 효과는 자동차산업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제너럴모터스(GM)는 전성기에 60만명의 직원을 거느렸으나 전 세계 5억명 회원을 확보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업체 페이스북은 고작 2000명의 인력을 고용하는 데에 그쳤다.

▲지난 20년간 미국 채무한도 변화 추이(단위: 조달러)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채무도 미국 경제를 낭떠러지로 몰고 있다.

2011 회계연도 예산안을 가까스로 처리해 당장 쓸 돈은 해결했지만 갚을 돈이 문제가 된 셈이다.

지난달 말 미국의 국가부채는 14조2180억달러.

의회가 정한 한도 14조2500억달러는 320억달러 밖에 남지 않았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지난주 “다음달 중순께 국가부채 규모가 상한선을 돌파할 것”이라며 의회에 부채한도 인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 정부의 부채가 상한선에 도달하면 재무부는 더 이상 정부 운영 자금을 댈 수 없게 된다.

만기상환 채권을 막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4분기 해외에서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 규모만 3조1400억 달러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재무부는 긴급조치를 취해 8주간 채무 추가한도를 늘릴 수 있지만 7월8일이면 효력이 끝난다.

의회가 부채한도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디폴트라는 미국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주정부와 지방정부를 포함한 미국의 총 국가부채가 내년에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이를 것이라며 미 정부가 만기부채 상환을 포함한 재정적 책임을 다할 가능성은 극도로 낮다고 평가했다.

▲미국 실업률(3월 8.8%)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위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또 하나의 배경이자 원인이라는 평가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민주화 혁명에 성공하면서 미국이 지난 10년간 중동지역에서 대터러 협력망 구축을 위해 공들여 쌓아놓은 외교전선이 와해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은 아랍권 정부와의 대테러 협력망 구축을 위해 연간 400억달러(약 44조원)로 추산되는 막대한 예산을 써왔다.

하지만 튀니지·이집트 정권이 무너졌고 예멘·리비아·시리아마저도 정권 붕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미국이 쌓아온 대테러의 ‘공든 탑’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외교 고문이자 CIA 전직 고위 간부 브루스 리델은 “이슬람권 테러 방지에 있어 미국은 냉혹한 겨울(bad winter)을 맞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문제는 미국이 과연 중동·북아프리카 일대에 만들었던 협력외교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보 당국자는 최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동의 지각변동은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앞으로 이들 나라와 대테러 협력 관계를 재구축해야 하겠지만 언제쯤 이뤄질지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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