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최윤수 부장검사)는 21일 한 전 청장과 안원구(수감 중) 전 국세청 국장을 불러 대질신문을 벌인다.
검찰은 그동안 조사과정에서 두 사람 진술에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대질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들에게 함께 출석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청장의 변호인 측은 20일 "검찰의 조사진행 과정에 따를 것이다. 현재까지는 (출석 요구일에)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았다"며 안 전 국장과의 대질조사에 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검찰은 한 전 청장과 안 전 국장이 둘다 출석하면 그림 로비와 청장 연임로비,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과정의 직권남용 의혹 등에서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을 영상녹화할 계획이다.
그간 3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한 전 청장은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 대한 그림 로비 의혹에 대해 "부인들끼리 선물로 주고받은 것"이라며 대가성을 부인해왔다.
청장 연임로비와 특별세무조사 과정의 직권남용 의혹도 한씨는 "실체가 없는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며 줄곧 부인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안 전 국장은 지난 4일과 8일, 17일 3차례 이뤄진 참고인 조사에서 한 전 청장의 주장과는 다른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사람의 대질신문 내용과 지금까지의 조사 기록, 기타 참고인들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살펴 양측 주장의 진위를 가릴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대질조사를 마치더라도 이번 주 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검토할 것이 많다"고 말해 한 전 청장의 사법처리 여부 결정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임을 내비쳤다.
한편 'BBK 의혹'을 폭로한 에리카 김씨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동열 부장검사)는 이르면 이번 주 내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주까지 김씨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끝내고 처벌 여부와 수위 등 최종 판단에 필요한 법리 검토 작업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