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당 33달러…1년새 104% 폭등
"경기회복땐 金사라" 투자자문도
‘은수저 삽니다. 현찰로 드려요.’최근 대형 마트를 찾은 신모씨는 이 문구를 보고 집에 있는 은수저를 챙기고 나올지 고민했다. 귀금속 가게뿐 아니라 일반 식기류 상점마저도 은수저를 매입하고 있었다. 은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얘기다.
소매점에서 사들인 은은 중소 제련업체를 통해 산업 현장으로 흘러들어간다. 은수저가 냉장고, 에어컨 등 냉연기기의 전선 재료로, 은-아연 전지의 소재 등으로 사용되는 셈이다.
실제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은 선물 1개월 물은 온스 당 33.32달러에 최종 호가됐다. 일년 전에 비해 무려 104%나 오른 가격이다. 반면 금은 같은 날 온스 당 1408.8달러에 장을 마쳐 일년 간 26% 상승했다.
은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여러 산업 분야의 소재로 쓰이기 때문이다. 투자가 늘어나고 경기가 회복하는 시기에는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경기회복기에는 ‘금보다 은을 사들이라’는 투자 잠언이 있을 정도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산업용 재료인 은은 경기가 회복에 접어들면 반등속도는 금값을 앞선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첨단산업에서 은의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은이 산업현장에서 인기를 끄는 비결은 공기나 수분에 쉽게 반응하지 않는 안정한 물질이어서다. 열과 전기의 전달력도 금속 중 가장 높다. 냉연기기나 2차전지 등 첨단 기술이 필요한 제품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은 가격 상승에 판돈을 건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도 가격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에 반해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경기 불안 심리가 커질 때 투자자들은 금을 사들인다. 리비아 내전 사태로 유가가 폭등하자 달러와 함께 금 값이 덩달아 오른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단발성 악재를 딛고 세계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면 금 가격은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변형수 국민은행 골드트레이딩 팀장은 “금 가격은 현재 낮지 않은 수준이고 올 초에 금 가격이 충분히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줘 크게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변 팀장은 “금은 안전자산 선호가 아닌 일반 수급 증가로는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