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기업들이 법인세 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독일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법인세 인하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세력이 맞서고 있다. 미국은 정책 당국이 나서 법인세 인하를 통한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경기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법인세 인하를 통한 긍정적인 면과 함께 주요국의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출현하고 있다)
<글싣는 순서>
① 전세계 휩쓰는 법인세 논란
② 美 25년만에 세제개혁 이뤄질까
③ 美 다국적 기업 울리는 ‘송금세’
미국 다국적 기업들이 송금세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재무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과 단기투자자금 보유액이 410억달러(약 46조원)에 달했지만 지난주 22억5000만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MS가 지난 2년간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120억달러에 달한다.
MS는 주주들의 압력으로 지난해 하반기에만 120억달러의 자금을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에 썼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50%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MS 자금이 해외에 묶여 있고 이를 국내로 송금할 경우 막대한 세금을 물게 되기 때문에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평가했다.
해외 현금을 들여오느니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송금세 부과로 기업들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국내로 송금할 경우 최대 35%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
송금세의 당초 취지는 조세회피지역이 탈세에 악용되는 것을 막는 것이었지만 이로 인해 기업들이 송금을 하는 대신 해외 인수합병(M&A)을 하는 등 자국 투자를 꺼려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소비확대 등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 시스템스의 존 챔버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390억달러의 현금과 투자자금 중 80~90%가 해외에 묶여 있다”고 밝혔다.
존 도너휴 이베이 CEO는 “회사 전체 현금 중 70%가 해외에 있다”면서 “우리는 이 자금으로 유럽 기업 M&A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다국적 기업들은 일시적인 세금사면을 통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국내 송금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세금사면을 해도 미국에 들어온 현금 대부분이 일자리 창출과 연구개발(R&D)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배당금 지급 등 주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면서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