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언제 끝날지 우리도 궁금합니다”

입력 2011-01-3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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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도시 가보니…]

“(발주처가)돈을 줘야 (공사를 진행해서) 준공할 것 아닙니까. 설도 다가오는데 하도급업체들도 아우성이에요. 공사 언제 끝날지 우리도 궁금합니다. 발주처에 가서나 알아보세요.”

지난 28일 오후 송도국제도시 내 ‘글로벌대학캠퍼스’(5·7공구) 공사현장. 높이 3m 가량의 펜스로 둘러싸인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현장 인부들이 한창 분주할 시간임에도 어찌된 영문인지 타워크레인은 멈춰서 있고 한 명의 근로자도 눈에 띄지 않았다.

올 9월 첫 외국대학 분교(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입주를 앞두고 공사가 중단된 것이다. 동절기라 공사가 중단된 것은 아닐까라는 예단은 일순간 깨졌다. 반대편으로 눈을 돌려보니 바로 건너편 단지에서 포스코건설 등이 작업 중인 생활폐수처리시설 공사현장은 동장군의 위력에도 아랑곳 없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오가는 차량도 인부들도 제법 많다.

반면, 핵심 현장인 글로벌대학캠퍼스 현장 인근은 한산하다 못해 적막했다. 도로위에 쌓였다가 강추위에 그대로 얼어버린 눈들이 얼마나 오랜 동안 작업을 중단했는지를 대략 짐작케할 뿐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건설현장 관계자의 표정에 불만이 가득하다. A건설사 관계자는 “동절기라 공사안 한다는 것은 핑계”라며 “발주처에서 공사비를 주지 않아 공사가 중단됐다. 인천시 등 공사비 지급과 관련주체들이 몇군데 있는데 자금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동절기에 공사를 중단한 것처럼 보이나, 실상을 들어다보면 기성공사에 대한 공사비 미지급이 이 곳 공사중단에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얘기다. 글로벌대학캠퍼스의 경우 1공구는 삼성물산컨소시엄, 2공구는 현대건설컨소시엄이 책임시공하고 있다.

일단, 당장 급한 곳은 1공구. 오는 9월초 뉴욕주립대 대학원 분교가 입주를 예정하고 있는 탓이다. 발주처인 글로벌대학캠퍼스(주)에서는 8월 준공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이미 1공구 공정률이 80%를 넘었기 때문에 공사만 재개되면 개교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 시공사 관계자의 설명은 다르다. 공사기간 만큼 공기가 늦어지는 것이 당연한 데다, 공사비 지급이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3월 공사재개 조차 불투명하다는 목소리다.

실제로, 이 공사 발주처에 따르면 1~2공구 현장에 최고 100명 가까운 건설사직원들치 파견나왔으나, 최근에는 단순 관리나 공사현장 지킴이 정도의 극소수 인원만 남아있다. 이날 현대건설 현장사무소에도 직원이 단 한명 뿐이었다. 입구에 비치된 100여개의 안전모만 덩그러니 남아 극명하게 대비됐다.

주변 국내대학 유치 현장도 사정이 비슷했다. 글로벌대학캠퍼스 인근에 고려대, 한국외대 등 국내 대학들이 대거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공사는 커녕 입주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송도 분양시장도 썰렁하다. 송도국제도시 개발열기가 식은 지난 2009년부터다. 지난해 이 곳에서 분양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경우 송도에서 미분양 털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송도 분위기는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국제도시인 만큼 외국인 투자유치로 덩치를 키워야 했으나, 유치실적이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총 52억달러 투자유치를 목표로 했던 개발사업 관련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이 지난해말 현재 8330만달러에 머물러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송도에서 개발사업에 관련된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이 크게 부진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대학관련 유치실적은 이미 목표치를 초과달하고 있다. 개발사업 관련 투자유치도 2020년까지로 시일이 남아있어 목표치 달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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