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린 전세금 월세로 내”…두번 우는 세입자

입력 2011-01-19 11:5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저금리에 반전세 남는 장사…강남서 수도권 전역 확산

“급등한 전셋값에 한번, 돈없으면 월세로 돌려달란 말에 또 한번 착잡해 집니다.”

2009년부터 중계동 대림벽산아파트(168㎡형)에 전세(3억2500만원)로 살아온 전민호(38)씨는 요사이 밤잠을 못이룬다. 이달 전세 계약이 만료돼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데, 집주인이 전세금을 무려 9000만원이나 올려달라 해서다. 더군다나 집주인은 이 전세금을 매달 70만원씩 월세로 달라고 압박(?)하고 있다.

전씨는 “집사람과 백방으로 전셋집을 찾아 다녔지만, 전세물건 자체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 70만원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 씨의 사례아 같이 올린 전세금을 월세로 내는 ‘보증부 월세’(반전세·반월세) 계약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보증부 월세 비중은 큰 폭으로 증가, 수도권의 경우 지난달 37.2%로 전년 동월에 비해 1.1%포인트 늘었으며 6대 광역시는 46.9%로 4.2%포인트 많아졌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서울 반포동 반포자이 아파트 등과 같이 전세값이 크게 오른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반포자이 아파트 232㎡의 전세금은 현재 12억원을 웃돌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09년의 5억9000만원 선에서 2년 사이에 무려 6억원 이상 껑충 뛴 것이다.

2009년 초 당시 역전세난 상황에서 주변에 비해 크게 낮았던 전세금이 최근 전세난과 맞물리면서 하늘높은 줄 모르게 치솟자, 반전세·반월세 계약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중계동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요즘 반전세·반월세 계약이 엄청 늘었다. 돈(오른 전셋값)은 받아야겠고 추가로 받은 돈을 은행에 묶어 놓자니 이자는 싸고, 차라리 전세금을 월세로 계산해 받는 게 훨씬 남는 장사이다 보니 집주인들이 반전세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반전세·반월세 현상은 강남을 넘어 강북, 수도권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에서 시작된 반전세 현상이 강북, 분당, 용인으로 확산된 데 이어 최근엔 의왕, 광명, 안양에 이르기까지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해결책이 시급한상황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세난과 이에 따른 반전세 확산의 해결책으로 매매시장 활성화를 꼽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부담을 덜 수 있도록 DTI 면제를 연장하고, 다주택자 중과제를 폐지해 임대 시장의 활성화를 모색해야 부동산 시장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집을 살 수 있는 자금력이 있지만 관망중인 수요자들을 매매 수요로 전환할 수 있는 유도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강화, 세제 조정 등으로 매물 자체가 부족한 시장에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뺑소니까지 추가된 김호중 '논란 목록'…팬들은 과잉보호 [해시태그]
  • 민희진 '운명의 날'…하이브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오늘(17일) 심문
  • "깜빡했어요" 안 통한다…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땐 '이것' 꼭 챙겨야 [이슈크래커]
  • 송다은, 갑작스러운 BTS 지민 폭주 게시글…또 열애설 터졌다
  • '1분기 실적 희비' 손보사에 '득' 된 IFRS17 생보사엔 '독' 됐다
  • 알리 이번엔 택배 폭탄…"주문 안 한 택배가 무더기로" 한국인 피해 속출
  • AI 챗봇과 연애한다...“가끔 인공지능이란 사실도 잊어”
  • 막말·갑질보다 더 싫은 최악의 사수는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05.17 15:04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000,000
    • +0.19%
    • 이더리움
    • 4,079,000
    • -1.73%
    • 비트코인 캐시
    • 619,000
    • -1.9%
    • 리플
    • 715
    • +0.14%
    • 솔라나
    • 226,100
    • +1.21%
    • 에이다
    • 643
    • +1.42%
    • 이오스
    • 1,110
    • +0.18%
    • 트론
    • 172
    • +0%
    • 스텔라루멘
    • 148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550
    • -0.97%
    • 체인링크
    • 21,940
    • +13.62%
    • 샌드박스
    • 602
    • -0.6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