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빅뱅 시대]③ 스마트워크 후폭풍

입력 2011-01-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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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초기투자비용 만만찮고…직장인은 '인사고과' 불안하고

▲LG유플러스는 18일 ‘U+ 그룹웨어’의 모바일 버전을 출시하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오피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제 회사로 출근하지 말라고요?”

공무원 K씨는 일주일에 적어도 2번은 고해상도 화상회의실을 갖춘 스마트워킹센터로 출근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K씨는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고 업무 처리를 하는데 필요한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고 특히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편리하다”면서 “하지만 인사상 불이익 등 차별이 없다고 해도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재택근무·원격근무·모바일오피스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스마트워크(Smart Work)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등장으로 업무공간은 무한대로 넓어지고 다양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스마트워크 활성화 전략’을 수립했으며 오는 2015년까지 정부 50개와 민간 450개 등 500개 스마트워크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공무원의 30%, 전체 노동인구의 30%가 스마트워킹을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워크를 통해 기업은 효율적인 공간 이용으로 직접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국민들은 출퇴근시간 단축, 육아비·연료비의 절감으로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 전망된다. 하지만 고용안정성, 인사고과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목표율 달성을 위한 급속 추진은 지양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자리의 축소, 인사평가제도의 변화, 새로운 IT기기에 대한 스트레스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추진한다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스마트워크를 단순히 경제적 또는 기술적으로만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

한국은 직장 상사의 눈에서 멀어지면 일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아직 팽배해 있다. 스마트워크 도입에 필요한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선진국에 비해 스마트워크 도입 실적이 저조한 것도 ‘눈도장’ 문화가 보편화 돼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김정언 연구위원은 “대면문화 중심의 조직문화로 인해 원격근무에 대한 관리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존재한다”며 “원격근무자에 대한 근태관리, 업무성과 평가, 승진심사 등 인사관리 규정이 없어 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연구 기관 ‘컨-페리 인터내셔널’이 전 세계 경영인 1300명을 조사한 결과 경영인들 중 61%는 승진을 결정할 때에는 눈앞에 보이는 직원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응답했다. 생산성 측면에서는 재택근무자가 앞설지라도 고위직 발탁 때는 낯익은 사람을 선호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스마트워크 도입을 위해 올해 상반기 중 도입 부처, 기관, 적합 직무 등을 선정하고 하반기 중에는 주 1회 이상 본격적인 실시 검토에 돌입, 해결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김정언 연구위원은 “원격근무 참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큰 이유 중 하나는 업종과 직종에 대한 원격근무의 적합도가 낮은 것에 있으나 IT 활용도를 감안해 직무분석을 토대로 한 적합도 분석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워크센터 구축, 영상(화상)회의 시스템 구축, 보안문제 해결을 위한 썬클라이언트의 도입 비용 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초기 투자비용이 과다한 것도 원인이므로 세제 지원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IBM의 경우 설비 업그레이드, 노트북, 모바일 단말기 등 초기 투자비에 100억원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마트워크로 인해 업무량이 증가한다는 우려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24시간 일에서 떨어질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면 업무시간이 제때 끝나지 않고 24시간 업무체제로 갈 수 있으니 부담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며 “아직 솔루션 플랫폼과 스마트폰 단말기가 제대로 연동이 안 되는 문제점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시범사업 운용을 통해 스마트워크 운용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빠른 시일 내에 성공 사례들을 발굴해 홍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손진우 상임활동가는 “아직 도입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대로 된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일부 사례를 통해 스마트워크가 신경영전략인 실시간 현장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업무량 증가에 따른 노동자들의 모바일 스트레스 또한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IT 기기나 시스템이 CCTV와 같은 새로운 감시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어 그는 “스마트워크가 이상적인 것만은 아니며 일방향 적인 도입보다는 일부 우려의 시각과 우리 노동 문화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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