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파리목숨 CEO ‘퇴직연금의 敵’

입력 2011-01-1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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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은 퇴직연금시장은 두고 치열한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일부 금융권은 편법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손실을 보면서까지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또 대기업 그룹 계열사 금융사는 그룹이나 계열사 밀어주기 물량으로 퇴직연금 시장 선두 주자로 우뚝 서기도 했다.

이처럼 금융권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는 이유는 올해 퇴직금 규모가 최대 20조원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을 유치할 경우 그에 따른 부수적 금융거래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데다 한번 가입하면 장기로 운용하는 점에서 은행, 보험, 증권사 간의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사업은 각 금융사가 최소 2조원 이상 유치해야 수익이 맞는 사업이어서 최고 경영자의 의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초기 사업에서 수익을 맞추기는 힘들기 때문에 오너가 경영하는 기업이 아닌 경우 ‘파리 목숨’ 최고경영자가 이 사업을 이끌 수 있기에는 역부족이다.

재임기간이 짧기 때문에 최고경영자는 연임을 위해 단기성과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퇴직연금시장이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사업이어서 수익을 맞추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현실적으로 은행과 보험사 보다 경쟁력이 뒤처지는 증권사가 미래를 보고 투자하기에는 최고경영자들의 임기가 너무 짧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가 있는 증권사나 소속 그룹이 물량을 밀어주는 증권사가 아닌 경우 퇴직연금 사업을 하기에는 힘들다”며 “어떤 최고경영자가 초기 적자사업인 퇴직연금사업을 자신의 임기 내에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현재 증권사 중 퇴직연금 사업을 철수하거나 철수를 고려하는 증권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명 퇴직연금사업에서 금융권 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증권사는 여러 규제나 현실적 어려움으로 뒤처지는 모습을 보니 씁쓸하다.

외국처럼 국내 증권사도 유능한 최고경영자가 장기 근속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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